[강수연 LPGA 첫승] '깡순이' 드디어 웃음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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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부욕이 강하기로 소문난 '깡순이' 강수연(29·삼성전자)이 드디어 미국 LPGA투어 세이프웨이클래식(총상금 140만달러)에서 첫승을 따냈다.
특히 이 대회에서는 강수연의 우승을 비롯해 장정(24),박희정(25·CJ),김주미(21·하이마트),임성아(21) 등 한국 선수가 1~5위를 휩쓸며 투어 내 '공한증'을 더욱 키웠다.
한 대회에서 1∼5위를 한국 선수가 차지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올해 5승을 합작한 한국은 우승한 선수들이 모두 데뷔 첫승을 하는 진기록을 세웠으며 브리티시여자오픈 이후 2개 대회 연속 정상에 올랐다.
강수연은 지난 2001년 조건부 출전권자로 미국 투어 문을 두드린 지 5년 만에 감격의 우승컵을 안았다.
한국 선수로는 15번째 챔피언이다.
국가대표를 거쳐 한국여자프로골프 상금왕 2연패(2000년,2001년),3년 연속 시즌 평균타수 1위(99∼2002년) 등 화려한 국내 선수 시절과 달리 강수연의 미 투어 생활은 고난의 연속이었다.
2000년 퀄리파잉스쿨에서 공동 49위로 조건부 출전권을 따낸 강수연은 이듬해 고작 3개 대회에서 3776달러를 버는 데 그친 후 국내로 복귀했다.
2002년 퀄리파잉스쿨 재수 끝에 전 경기 출전권을 손에 쥐었지만 2003년 상금 순위 33위,2004년 상금 순위 45위 등 이렇다 할 성적을 내지 못하며 후배들의 선전을 지켜봐야만 했다.
강수연은 올해도 '톱10' 진입이 2차례에 그치는 등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게다가 잦은 부상으로 "그만하고 국내에 돌아오라"는 주변의 권유도 잇따랐다.
그러나 강수연은 "우승 한 번 없이 이대로 돌아갈 수 없다"고 미국 무대를 고집했고 끝내 집념과 오기로 생애 첫 우승을 따내 '한국 최고 선수'의 자존심을 살렸다.
강수연은 22일(한국시간) 미 오리건주 포틀랜드의 컬럼비아 에지워터CC(파72·6307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초반 4개의 버디를 솎아내며 선두를 질주했다.
동반 플레이한 장정도 3개의 버디를 잡아내며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고 9번홀에서 강수연이 첫 보기를 하는 사이 버디를 기록하며 타수차를 2로 좁혔다.
12번홀(파5·505야드)에서 강수연은 티샷 미스를 했으나 나무에 맞은 뒤 페어웨이 쪽으로 떨어지는 행운이 따랐다.
강수연은 서드샷을 홀 5m 지점에 떨군 후 내리막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장정의 추격에 찬물을 끼얹었다.
강수연이 3타차로 달아나자 장정은 14,17번홀에서 잇따라 보기를 범하며 물러났다.
강수연은 최종 합계 15언더파 201타를 기록,첫날부터 끝까지 선두를 빼앗기지 않는 '와이어-투-와이어(wire-to-wire)' 우승을 달성했다.
챔피언 퍼트를 마치고 주먹을 흔든 강수연은 "첫 우승을 너무 오래 기다려왔다"면서 눈물을 흘렸다.
우승 상금은 21만달러.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