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안락의자ㆍ차량TV 구입에 예산 '펑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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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부처가 예산을 연말에 '몰아치기식'으로 집행하거나 예산도 확정되기 전에 사용하는 등 방만한 예산집행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나라당은 22일 지난해 각 부처의 예산집행 내역을 분석,이 같은 내용의 '2004년도 결산 100대 문제사업'을 발표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 불용처리해야 할 예산이 다량의 물품 구매비와 관서운영경비 등으로 사용됐다고 주장했다. 재정경제부는 연말 직원격려금 2500만원을 지급한 데 이어 '오지의 대탐험' 등 업무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서적을 구매하는 등 총 9억1100만원의 물품과 사무기기를 구입했다. 대통령비서실은 종무식 행사를 위해 호텔음식 주문에만 350만원을 썼고,민정수석실 등의 안락의자 구입비 200만원,차량용 TV 구입비로 900만원을 지출했다.
무분별한 예산집행에는 국회도 예외가 아니었다. 국회 사무처는 회기 마지막 날인 지난해 12월31일 특수활동비 3300만원 등 관련예산 7100만원을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산의 불용처리를 막기 위해 연말에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사례도 속출했다. 재경부는 지난해 12월 연구과제 3건을 계약해 1억4000만원을 이월시켰고,산자부도 8건의 연구과제 계약을 체결해 총 2억800만원의 예산을 이월했다.
외교부의 이라크 재건사업 관련 예산 96억2100만원,국무조정실의 국가평가인프라구축 추진단 구성 등은 예비비 선집행 사례로 꼽혔고,외교통상부의 유급인턴채용 경비 6억4000만원 집행 등은 국회의 승인 없는 신규사업 추진 사례로 지적됐다.
한나라당은 "중앙부처의 늑장 예산배정이 지자체의 사업부진을 초래하고 있다"며 관련 사례도 제시했다. 건교부는 임대주택 주거환경사업 예산 224억원 중 78.6%인 176억원,주거환경개선사업 예산 가운데 절반인 700억원을 연말에 지자체로 내려보냈다. 산자부는 200억원의 테크노파크조성사업 예산 가운데 198억5000만원을 12월31일 전국 8개 지역에 배정했다.
맹형규 정책위의장은 "2004년 결산을 검토한 결과 부실투성이로 드러났다"며 "잘못된 예산집행과 낭비사업에 대해 감사원에 대한 특별감사청구는 물론 변상·국고환수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