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4:17
수정2006.04.09 17:30
'불법도청 사건을 수사하는 전도사 검사(?)'
국정원(옛 안기부)에 의한 불법 도청사건 수사를 총 지휘하고 있는 황교안 서울중앙지검 제2차장 검사(48)가 '교회 전도사'라는 독특한 이력으로 활약 중인 것으로 밝혀져 화제다.
검찰 내에서는 정통 공안통으로 통하는 황 차장이지만 신학대를 졸업하기도 하는 등 교회에서 알아주는 신자다.
그는 독실한 침례교 신자였던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다.
사법연수원 수료 이후에는 야간 신학대학에 편입학해 졸업했으며 지난 83년부터 서울 양천구 목동의 성일침례교회에서 전도사로 활동하고 있다.
이 같은 경력 때문인지 황 차장은 검찰에서 종교법 전문가로도 통한다.
지난해 9월에는 교회 신축 과정에서 교인들 사이에 갈등이 빚어져 담임목사가 고소까지 당한 사건을 맡아 당사자들에게 화해와 용서의 필요성을 강조,결국 양측이 소송을 취하하고 화해하게 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황 차장은 교회에서 주로 대학생과 청소년 을 상대로 한 성경공부를 지도한다.
황 차장과 20여년 같은 교회를 다닌 한 신자는 "교회에서 황 전도사가 만든 교안은 성경 공부를 할 때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모범답안으로 전해진다"며 "이름이 '교안'이라 그런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황 차장은 2000년부터는 국가가 아닌 종교기관 등에서 운영하는 민영 교도소 설립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국가보안법 해설,종교 활동과 분쟁의 법률지식 등 여러 권의 책을 쓰기도 했다.
사시 23회 출신으로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장과 공안 2부장 등을 거쳤으며,부인 최지영씨(43)와의 사이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