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국내 제약사, 마케팅 '짝짓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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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 간 마케팅 짝짓기가 붐을 이루고 있다. 다국적 제약사가 신제품이나 기존에 독자적으로 판매해온 제품에 대해 국내 제약사와 공동 마케팅을 잇따라 펼치고 있는 것.
다국적 제약사는 국내 제약사의 탄탄한 영업망을 활용할 수 있고 국내 제약사는 제품개발을 위한 별도 투자없이 손쉽게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딱 맞아 떨어져서다. 특히 협력을 통해 서로의 마케팅 노하우를 벤치마킹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쉐링프라우코리아,한국화이자,한국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은 잇따라 국내제약사와 손잡고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계 다국적 제약사 쉐링프라우코리아는 최근 유한양행과 만성C형간염치료제 페그인트론,크론병 치료제 레미케이드,항암제 테모달 등 3개 품목에 대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쉐링프라우는 마케팅 전략을 총괄하며 유한양행은 이들 제품의 유통과 판매를 맡고 있다.
한국화이자는 지난 6월부터 CJ와 직결장암 치료제인 '캠푸토'에 대해 함께 마케팅을 하고 있다. 역할분담 없이 각자가 캠푸토를 판매하는 이른바 '더블히팅' 방식을 통해서다. 화이자는 이런 방식으로 제일약품과도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토,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뉴론틴에 대해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국BMS는 한일약품과 공동으로 고지혈증치료제인 메바로친을 판매 중이며 지역을 나누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서울 강남 등 주요지역은 한국BMS가,다른 지역은 한일약품이 맡고 있다.
GSK와 한국아스텔라스는 동아제약과 손을 잡았다. GSK는 항구토제 조프란에 대해,아스텔라스는 아토피성피부염 치료제 프로토픽을 갖고 동아제약과 공동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한국릴리와 한국머크는 대웅제약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릴리는 발기부전 치료제 시알리스를,머크는 당뇨병치료제 글루코파지를 대웅제약과 함께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의 공동 마케팅 붐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 관계자는 "다국적 제약사는 공동 마케팅으로 제품을 키운 후 언제든지 독점판매로 돌아설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 제약시장의 다국적 제약사에 대한 종속을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임도원 기자 van7691@hankyu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