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시장숨통 죄는 부동산대책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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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성 철 < 세계경영연구원 이사장 >
곧 발표될 부동산 대책을 앞두고 참으로 우려되는 것이 하나 있다.
그것은 이 대책이 시장의 원리에 반하는 규제 일변도로 흐를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인류의 역사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다고 시장의 법칙에 반하는 규제에 의존한 수많은 '헛똑똑이'의 예로 가득차 있다.
그 챔피언이 바로 카를 마르크스다.
그는 가난한 사람을 위한다고 시장을 없앴다가 바로 그 가난한 사람들을 지구상에서 가장 비참한 존재로 만들어 버리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정부가 지금 구상하고 있는 대표적인 대책 중의 하나가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인 모양이다.
이것은 대표적인 '헛똑똑이 정책'의 하나가 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지금 근본적인 착각에 사로잡혀 있다.
그것은 집값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집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돈을 못벌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2주택자의 양도세를 중과하면 2주택 이상을 가진 사람들이 집을 팔려고 내놓을 것이니 집값이 내려갈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럴 수 있지만 그것은 단기적 효과에 그칠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집값은 반드시 다시 올라 갈 것이다.
폭등할 가능성도 있다.
왜 그럴까?
한번 생각해 보라.집값이 내려가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에 있는 집의 수가 많아져야 한다.
그러면 집값은 저절로 내려가게 돼 있다.
그러기 위해선 많이 지어야 한다.
많이 지으려면 수요가 있어야 한다.
수요는 언제 생기는가? 집을 지어 돈을 벌 수 있을 때 생긴다.
이 세상의 무엇이든,그것이 집이든,차든,과자든,그것을 만들어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될 때 공급은 크게 늘게 되는 것이다.
돈 가진 사람들이 돈을 벌려고 투자할 때 공급이 늘어나고 그것은 그 물건의 값을 내리고 그것이 바로 서민을 도와주는 것이다.
집도 절대 예외가 아니다.
1가구 2주택자에 대한 양도세 중과는 2주택자들이 집을 팔려고 내놓음으로써 일시적으로 집값을 내리겠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전체 집의 숫자를 늘리는 데는 찬물을 끼얹을 것이다.
집을 지어봐야 돈을 못번다고 생각하면 누가 집을 짓고 사겠는가? 집의 공급이 줄어들면 그것은 필연적으로 집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
그 가장 큰 피해자는 바로 가난한 서민이 될 것이다.
규제는 반드시 공급을 줄인다.
2003년 10월29일 규제로 가득찬 부동산 대책이 나온 후 주택건설 실적이 반으로 줄어들고 주택거래가 30% 이상 줄었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우리 부동산 파동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 중의 하나다.
김영삼 정부 시절에 부동산 값이 가장 안정됐던 이유는 김영삼 정부가 잘해서가 아니라 그 이전 정부가 수많은 부작용을 무릅쓰고 신도시 건설 등을 통해 주택공급(200만호)을 획기적으로 늘렸기 때문이었다.
정부 여당이여! 진정으로 부동산 값을 안정시키고 그를 통해 서민을 돕고 싶은가? 그러면 이번 대책을 통해 주택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게 만들어라.양도세를 늘릴 것이 아니라 획기적으로 줄여라.부동산 관련 규제들을 획기적으로 없애라.지금 전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인 국토 활용률(5%)을 획기적으로 높여라.산지에 대한 규제를 없애고 택지 공급을 최대한 늘려라.주택개발업에 대한 융자를 확대하고 미국이 1970~80년대 성공적으로 한 것 같이 이들에 대한 세금을 감면해 주어라.'투기는 공급이 늘 때 없어지지 규제한다고 없어지지 않는다'는 평범한 진리를 깨달아라.'시장의 법칙'을 따르는 것,그것이 떡을 가장 빨리 키우는 법,즉 '글로벌 스탠더드'임을 자각하라.
이번 대책이 만일 또다시 부동산의 숨통을 죄는 것 일색이 된다면 이 정부와 여당은 우리 서민을 더 한층 가난하게 만든 희대의 '헛똑똑이'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경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