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한ㆍ중수교 13년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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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은 한국과 중국이 수교한 지 13년이 되는 날이다.
지표상으로 양국의 경제 교류는 '질주'라는 표현이 딱 맞는다.
올 상반기 양국 교역액은 525억달러(중국 기준).올해에 수교 첫해 교역액의 20배에 해당하는 1000억달러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2003년 방중 때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5년내 교역액 1000억달러를 달성하자고 합의했으니 목표를 3년이나 앞당긴 셈이 된다.
양국 간 긴밀한 관계는 최근 중국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중국에서 원화를 위안화로 바꿔주는 업무를 하겠다고 발표하고,인민은행이 복수통화 바스켓의 4대 주요통화에 원화를 포함시킨 데서도 확인된다.
하지만 중국 속 한국 기업의 그늘도 커지고 있다.
이달 중순 베이징 시내 한 음식점에 삼성 현대차 SK LG화학 대우인터내셔널 포스코 등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의 중국법인 관계자들과 KOTRA 등 국내 지원기관 베이징 대표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주중 한국대사관이 마련한 첫 번째 차이나리스크 간담회 자리였다.
참석자들이 털어놓은 중국사업의 리스크만 해도 벅찰 정도였다.
인건비 상승,노조 설립 요구,과잉공급에 따른 가격전쟁,외자 선별 유치,위안화 절상,기술 유출,제품 인증,소비자 보호,외국기업의 경영권 금지를 명시한 철강발전정책과 전력산업의 환경보호 강화 등등.
기업들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었다.
박승호 삼성경제연구원 중국사무소장은 "삼성의 중국사업 최고 이슈가 리스크 관리"라며 "수개월간 준비를 해 와 올가을엔 현장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 지주회사 윤여성 부장도 "본사 차원에서 리스크 대책을 마련중"이라고 전했다.
지난 6월 삼성은 베이징에서 중국지역회의를 하며 올해 매출목표를 작년보다 4% 높은 250억달러로 잡았다.
작년 중국사업 매출이 45% 늘어난 것과 대조된다.
위기관리를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비쳐졌다.
물론 올들어서도 하루 1억달러 이상의 무역 흑자를 남겨주는 중국은 우리가 외면할 수 없는 시장이다.
하지만 중국과의 교류에서 질주만이 능사가 아님은 분명하다는 생각이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