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변동성이 다시 커지고 있다.


지난 3개월간 탄탄한 수급 기반 속에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던 증시가 프로그램 매매 동향에 따라 장중 변동성이 커지는 전형적인 불안정 장세로 바뀌었다.


전문가들은 뚜렷한 매매 주체가 부각되기 전까지는 프로그램이 지수 방향을 좌우하는 불안한 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17일부터 프로그램의 지수 영향력이 커진 이후 연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전날에도 장 막판 1000억원 이상의 프로그램 매수가 한꺼번에 들어오면서 지수가 20포인트 이상 급등한 데 이어 이날도 프로그램 물량의 증감에 따라 지수가 장중 15포인트 이상 오르내렸다.


특히 오후 들어서는 외국인의 매도가 이어지는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 물량이 늘어나면 지수가 플러스로 반전했다가,다시 줄어들면 마이너스로 돌아서는 시소 장세를 연출했다.


박문서 서울증권 연구원은 "주식을 적극적으로 사거나 파는 매매 주체가 없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문제는 향후 프로그램 매매의 향방이다.


전문가들은 프로그램 매매에 영향을 미치는 차익거래 잔액과 외국인의 선물 매매 패턴을 고려할 때 프로그램 매수보다는 매도 물량이 더 많이 나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당분간 프로그램 매도 우위에 따른 지수 압박이 클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영 한화증권 연구원은 "프로그램 매수는 매수차익거래 잔액이 7300억원 수준으로 줄어들어 향후 3000억∼4000억원 정도 추가로 들어올 예상인 반면,최근 강세장에서 현물 매수 포지션을 취한 인덱스 펀드 청산 물량까지 포함하면 프로그램 매도 잠재 물량은 1조원대 이상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작년 4월 말처럼 시장에 급격한 충격이 가해지지 않는 한 프로그램 매물이 한꺼번에 나올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