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아시아·태평양지역 석유사업 메이저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인천정유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은 물론 중국 주유소 시장 진출 협상이 막바지에 와 있다.


동북아지역에 대규모 석유비축기지를 건설한다는 구상도 구체화되고 있다.


SK㈜의 꿈은 석유개발에서 생산 물류 소매시장에 이르기까지 석유사업 가치사슬(Value Chain)의 모든 부문을 한 단계 레벨업해 아·태지역의 메이저 플레이어로 올라선다는 것.최태원 회장은 아·태지역 에너지·화학 메이저로 도약하는 시점을 2010년으로 못박고 있다.



◆정제능력 아시아권 4위


SK㈜가 27만5000배럴의 인천정유를 인수하면 정제능력이 하루 111만5000배럴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중국 시노펙(329만배럴) 페트로차이나(265만배럴) 신일본석유(117만 배럴)에 이어 아시아권 4위의 정유사로 올라서게 된다.


국내 시장 점유율은 40%대로 압도적인 1위를 굳히게 된다.


SK㈜의 복안은 인천정유를 중국시장을 겨냥한 생산기지로 사용한다는 것.중국 등의 원유를 도입해 정제한 후 중국 시장에 내다팔겠다는 전략은 중국 정유사 시노켐이 인천정유 인수전에 뛰어든 배경이기도 하다.


업계는 SK㈜가 시노켐과 전략적 제휴를 구축,인천정유에서 생산된 제품을 시노켐에 판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장기적으로 중국에 정유공장을 건설하려는 SK㈜가 현재로서 벽에 부딪힌 중국생산기지 확보의 돌파구로 인천정유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SK㈜ 관계자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메이저 석유회사로 성장하기 위해 인천정유 인수를 추진했다"며 "인수가 확정되면 추가적인 시설투자를 해 생산된 정유를 모두 수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북아 석유물류허브 부상


SK㈜의 구상은 이 뿐만이 아니다.


쿠웨이트 등 중동산유국과 제휴,하루 석유소비량이 1500만배럴이 넘는 동북아지역에 석유비축기지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구체화되고 있다.


수급조절권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 석유거래시장까지 유치한다는 중장기 플랜이다.


SK㈜가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하는 것은 메이저 전략의 핵심에 석유물류사업을 통한 수급조절권 확보가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친디아(중국·인도)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싱가포르 주롱섬에 건설 중인 530만배럴 규모의 석유물류기지와 함께 SK㈜의 석유수급조절능력이 대폭 확대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석유비축기지 프로젝트가 현실화되면 사실상 대규모 유전을 확보한 것과 같은 효과"라며 "싱가포르처럼 역내 석유허브로 도약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중국 주유소 진출도 탄력


SK㈜는 이와 함께 중국 주유소 시장에 진출,소매 시장에도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이미 시노켐과 합작으로 베이징 상하이를 중심으로 수천개의 주유소를 확보한다는 구상이 구체화되고 있다.


계열사인 SK네트웍스도 지난해 중국 선양시에 복합주유소 12곳을 건설키로 하는 등 내년까지 중국 현지 주유소를 30개로 늘릴 계획이다.


SK㈜는 해외석유개발 사업도 적극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2010년까지 7억배럴의 지분원유를 확보해 하루 10만배럴을 생산한다는 목표를 세워놓았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