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또 중국이야?" .. 中 바오산강철 내수가격 인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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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 변수가….' 중국 최대 철강회사인 바오산강철이 올 4분기 내수 가격을 대폭 인하해 국내 철강업계가 숨을 죽이고 있다.
중국 한 업체의 움직임이지만 그 여파가 회복 기미를 보이는 세계 철강가격 하락을 초래하는 '나비 효과'를 내지 않을까 잔뜩 우려하고 있는 것.
23일 업계에 따르면 바오산강철은 이날 열연강판을 t당 최대 98달러(17%),냉연강판을 t당 최대 61달러(8%) 내리는 등 철강 제품의 4분기 내수가격을 내렸다.
이는 당초 예상치인 t당 30∼50달러(7∼8%)를 웃도는 폭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바오산이 세계 6위이자 중국 최대 철강업체여서 이 같은 행보를 무시할 수 없는 변수로 해석하고 있다.
바오산이 가격을 내림에 따라 대만의 차이나스틸이 내수가격을 조정하고 이어 포스코의 철강 가격도 부정적인 영향(가격하락 압박)을 받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포스코경영연구소의 한 연구위원은 "세계 철강 경기의 키(Key)는 사실상 중국이 쥐고 있다"면서 "중국 정부가 최근 긴축 정책을 통해 철강생산 증가율을 둔화시키고 수출을 규제하고 있으나 국제 시장에서 철강 가격은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자국 업체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통상 마찰을 줄이기 위해 철강 회사들의 감산을 추진하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나 이 같은 정책이 지속될지는 불투명하다는 설명이다.
국내 철강업계는 이미 중국산 물량의 범람에 시달리고 있다.
포스코가 중국산 철강제품의 무분별한 수입으로 인해 올해 30만t의 감산을 실시해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 대응키로 한 게 대표적 사례다.
철강협회 관계자는 "국내 철강시장 침체와 비수기 등 경기적,계절적 요인 및 국내 업체의 할인가격 적용에 따른 경쟁력 저하,중국 정부의 철강수급 안정화 정책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중국산 수입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며 "하지만 이런 추세가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맹추격 역시 국내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중국의 추격 속도가 2∼3년 빨라졌다"며 원가 절감 등을 주문하고 있다.
일본을 어렵사리 따라잡았는데 이젠 중국이 뒷덜미를 잡을 기세라는 걱정에서다.
이래저래 국내 업계는 중국의 철강 동향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