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주민들이 빠져나간 가자지구 정착촌을 팔레스타인인들의 땅으로 되돌리는 작업이 빠르게 진행돼 이르면 치안관할권도 내달 중 팔레스타인 측에 넘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샤울 모파즈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24일 주민들이 떠난 가자 정착촌에 현재 주둔하고 있는 이스라엘 군 병력의 철수 완료 시기를 9월 중순으로 예상했다. 모파즈 장관은 이날 이스라엘 군 라디오 방송에 정착민 이주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정착민 보호를 위해 배치됐던 군 병력도 조기 철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철수 완료시기에 대해 "9월 중순은 돼야 할 것"이라며 "그 시점에서 며칠 빨라지거나 늦어질 수는 있다"고 말했다. 일간 하아레츠는 군 소식통을 인용해 철수완료 시기를 9월 말로 내다봤다. 이스라엘은 당초 이달 중순부터 9월 초까지 3주 간 가자지구 21곳과 요르단강 서안 북부 4곳 등 총 25개 정착촌 주민들을 이주시킨 뒤 10월 초까지 군 병력 철수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이날 카이로에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한 뒤 늦어도 10월4일까지는 가자 정착촌에서 이스라엘 군이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은 가자지구에서 병력을 철수한 후에도 가자 남부 라파 지역에 소규모 병력을 유지키로 했던 당초 방침을 바꿔 병력을 모두 빼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은 가자와 이집트 시나이 반도를 잇는 국경도시 라파가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의 무기유입 통로로 활용되고 있다며 치안통제권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장했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이집트 당국은 라파 국경선에 대한 치안통제권을 이집트가 행사하기로 합의하고, 서명 절차만 남겨 놓고 있다고 이스라엘 언론이 군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스라엘과 이집트는 가자 철수를 앞두고 라파 국경선 지대의 치안유지 책임을 맡을 750여명의 이집트 군인들이 휴대할 무기 등 세세한 사항까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 환경전문가들은 가자지구 정착촌에 심어진 1천여 그루의 나무를 캐내 이스라엘 땅으로 이식하는 작업을 진행중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카이로=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parks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