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하는 삶은 아름답다] 2부 : (6) 현대重 중졸 교사 권순두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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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최대 경쟁력은 최종 학력이 '중학교 졸업'이라는 것입니다.
좋은 대학을 나온 사람들은 자존심 때문인지 모르는 게 있어도 잘 묻지 않습니다.
하지만 전 모르면 무조건 묻거든요.
잔머리를 굴리기보다 몸으로 때우며 배우는 것을 좋아합니다."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에서 신입사원 등을 대상으로 용접 기술을 가르치는 권순두 대리(40). 그는 "비록 대학 졸업장은 없지만 기술만큼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용접부문 기능장과 기능사,기사 등 모두 여섯 개의 국가기능 자격증과 전국 기능 올림픽 금메달 획득 등의 이력이 그의 자신감을 대변해 주고 있다.
그러나 권 대리가 여기까지 오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가정 형편상 중학교만 졸업하고 부산 직업전문학교에 들어간 것도 하루빨리 기술을 배워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1984년 부산지방기능경기대회 가스용접 부문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미래가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전국기능대회에 출전해 연이어 쓴맛을 보며 크게 좌절했다.
그는 기능인의 꿈을 접고 생산 현장으로 복귀했다.
그러나 맡은 일에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그의 성실함과 노력 덕분에 또 한 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회사의 배려로 입사 후 6년여 만에 창원기능대학 기능장 과정에 입학한 것.또다시 용접봉과 씨름했다.
이제는 용접 불꽃만 봐도 오차 범위 5도 이내로 불꽃 온도를 맞히고 용접 상태를 꿰뚫어볼 수 있을 정도가 됐다.
이곳에서 그는 기능인들의 꽃으로 불리는 기능장(용접부문) 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이어 직업능력개발훈련 교사 면허증을 따내 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교사로 발탁되는 영광도 안았다.
그는 "교사로 처음 발령받아 대졸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교육할 때의 기분을 아마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를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권 대리는 그러나 여기서 만족하지 않았다.
용접부문의 '그랜드슬램'이라 할 수 있는 기능장,기술사,박사학위 중 이제 겨우 한 봉우리(기능장)를 넘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고등학교 검정고시를 독학으로 합격한 후 2000년 한국방송대학교 기계공학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3년 울산대학교 산업대학원 재료금속공학과에서 석사 학위도 받았다.
"학력 때문에 한때 좌절했지만 콤플렉스를 느껴본 적은 없습니다.
중졸이란 이력에 덧칠을 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한 것은 아닙니다.
용접부문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가 되고 싶어 끝없이 도전하고 있을 뿐입니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