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시장 샹그릴라 아니다] (4) '황화 공포' 다시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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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거센 추격과 관련해 흔히 등장하는 용어가 '황화(黃禍ㆍyellow peril)'다.
19세기 중반 독일 빌헬름 황제가 칭기즈칸의 침범을 두고 처음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 이 말은 "중국이 세계 무대로 나오면 곧 재앙을 초래할 것"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은 서방세계에 '황화' 공포로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다.
철강산업이 대표적이다.
지난 2~3년 동안 중국 철강산업의 과잉투자로 중국업체들이 원자재를 '싹쓸이'하면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이른바 '차이나 쇼크'다.
중국 철강산업의 '황화'는 최근 들어 다른 형태로 표면화되면서 각국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그동안 우후죽순 식으로 생겨났던 중국 철강공장이 세계시장에 제품을 쏟아내면서 국제 철강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현재 중국의 크고 작은 철강업체는 모두 약 4000개에 달하고 있어 국제 시장에 대한 영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란 우려가 강하다.
철강만이 아니다.
에어컨 핸드폰 심지어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중국 제품은 저가를 무기로 세계시장을 휩쓸 기세다.
경공업 제품은 이미 세계 할인매장을 장악한 지 오래다.
이에 따라 서방국가들은 중국에 대해 '디플레 수출의 주범'이라며 비난하고 있다.
중국의 세계 무대 진출은 제품뿐만 아니라 기업인수에서도 나타난다.
롄샹이 IBM PC사업을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난징자동차가 영국의 로버자동차를 사들이기도 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은 중국기업의 해외기업 인수를 새로운 '황화'의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중국해양석유(CNOOC)의 미국 정유업체 유노칼 인수가 무산된 것은 이러한 경계심에서다.
CNOOC는 경쟁상대보다 무려 11억달러가 많은 자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겠다는 인수조건을 제시했지만 인수에 실패했다.
올초 하이얼의 메이텍 인수 무산도 같은 차원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경제도 '황화'의 영향권에 들어있다고 경고했다.
중국의 저가 철강제품 수출로 국내 철강업체가 직격탄을 맞고 있고,많은 한국업체들이 중국기업의 인수합병(M&A)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