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홍식 데이콤 사장(사진)이 자사주로 뜻밖의 재미를 보고 있다. 지난해 6월 주가부양 차원에서 액면가 5000원에 사둔 자사 주식이 25일 종가 기준으로 1만3550원까지 올라 주당 8550원의 평가익을 냈다. 수익률은 171%.5만주를 가지고 있어 1년2개월 만에 4억2750만원을 번 셈이다. 정 사장이 자사 주식을 매입한 것은 액면가에 1500억원의 유상증자를 추진했으나 절반이 넘는 848억원어치(1697만여주)나 실권주가 발생했기 때문이었다. 당시 증시에서는 '데이콤 주식은 곧 휴지조각이 될 것'이란 말까지 나돌았다. 정 사장은 그때 보도자료를 통해 "직원들이 주가가 높을 때 평균 2500주씩 회사 주식을 사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사장으로서 주가를 높이겠다는 의지를 보이기 위해 결심했다"고 밝혔다. 정 사장은 주식 매입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은행대출까지 받았다. 그해 8월 데이콤 주가는 3615원까지 폭락했다. 정 사장의 주가총액은 2억5000만원에서 1억8075만원으로 줄었다. 그러나 올해 자회사인 파워콤의 초고속인터넷 소매업 진출,6분기 연속 흑자 실현,하나로텔레콤 인수합병설 등의 호재로 반등해 한때 1만4100원까지 치솟았다. 증시 일각에서는 외국인들이 꾸준히 '입질'하고 있어 데이콤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데이콤의 실적 호전이 파워콤의 지분법 평가이익이 늘어난 데 힘입은 것이고 인수합병설도 소문으로 끝날 수 있어 두고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