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레이더] 수도권 전세값 들썩‥ 이사 수요 몰리는데 매물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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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 등의 핵심 주거지역에서 시작된 전셋값 상승 움직임이 강북과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25일 일선 중개업계 및 현장 취재 결과에 따르면 최근들어 용인·평촌 등 수도권 남부권역은 물론 일산·파주·구리·남양주 등 동북부권역의 전셋값도 들썩이고 있다.
전문가와 일선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전셋값 상승의 원인으로 △세금 중과에 따른 전세 선호 △전세매물 부족 △핵심지역 상승에 따른 연쇄 반응 △낮은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셋값) △방학 시즌의 이사 수요 증가 등을 꼽았다.
따라서 최근의 전셋값 불안 조짐이 정부의 부동산종합대책 발표 및 방학 이사 수요가 끝난 뒤에도 계속될지는 지켜봐야 하겠지만 물량 부족이 심해 자칫 전세난이 심화될지 모른다는 분석이다.
◆강북권 전세문의 급증
서울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와 벽산라이프파트 등은 최근 평형별로 전셋값이 1000만~1500만원가량 올랐다.
땡큐부동산 관계자는 "한 달 사이에 전세 문의가 급증했다"며 "일단 전세로 살면서 정부 규제의 여파를 지켜보려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강북구 번동 부동산월드공인 관계자는 "기존 세입자들이 이사하기를 꺼려 방학 시즌에 늘어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노원구 상계동에서도 상계1차 중앙하이츠 33평형 전세가격이 현재 1억4500만~1억5000만원에 호가되지만 매물이 없다.
부동산랜드 노원역점 관계자는 "지금 상황이라면 1억6000만원에도 소화가 될 것"이라며 "하지만 매물이 없는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용인·평촌 전셋값 크게 올라
용인과 평촌에서는 최근 집값이 약세를 보이자 집주인들이 전세 가격을 올리고 있다.
죽전과 성복 지구 등의 최근 전셋값은 4000만~5000만원가량 급등했다.
1억원에 머물던 죽전 현대홈타운4차 33평형의 전세 가격은 최근 1억5000만원까지 치솟았다.
성복 LG아파트1차 72평형의 전셋값도 1억8000만원에서 2억3000만원으로 뛰었다.
서대자 우리공인 사장은 "매매가 끊기면서 전세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다"며 "이사철인 방학시즌 특수도 한 원인"이라고 말했다.
평촌도 전셋값이 최근 2000만~3000만원 정도 상승해 대림아파트 32평형은 2억5000만원,LG아파트 24평형은 1억6000만원에 전세 호가가 형성돼 있다.
김지성 한신공인 실장은 "높은 호가에도 전세 물건이 나오면 바로 소화될 정도로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고 전했다.
◆구리·남양주서도 전세물건 사라져
구리에서도 전세 매물의 품귀가 두드러진다.
최촌마을 현대아파트 33평형은 올초 8000만원에서 최근 1억~1억1000만원까지 뛰었다.
작년 말 입주한 동원아파트 24평형도 8500만~9000만원에 호가된다.
임세규 미래부동산 사장은 "서울 전셋값이 오르면 한 달 정도 차이를 두고 따라 오르는 게 일반적"이라며 추가 상승을 점쳤다.
구리 아름마을의 상황도 비슷해 삼성래미안 일신건영 등의 전세 매물은 씨가 마른 상태다.
백희숙 하나부동산 사장은 "그동안 전세 가격이 매매가에 비해 저평가됐던 것도 전셋값 상승의 이유"라고 설명했다.
남양주 도농동 부영과 남양i좋은집 아파트에서도 전세 매물이 자취를 감추면서 평형별로 전셋값이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라경원 부동산뉴스 실장은 "부동산종합대책이 발표되면 급매물이 쏟아질 것으로 보고 실수요자도 전세만 찾는다"고 전했다.
◆일산·파주는 중·대형이 강세
일산에서는 공급이 부족한 중·대형 중심으로 전세 가격이 오르고 있다.
반면 오피스텔 입주가 늘어나면서 소형 평형 전셋값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강촌마을 우방아파트 48평형 전셋값이 2억~2억2000만원 선을 기록하는 등 최근 중·대형 전세는 1000만~2000만원가량 올랐다.
김진태 894부동산 사장은 "부동산종합대책의 영향도 있지만 공급이 부족해 중·대형 평형 전세가 강세"라고 설명했다.
LG필립스LCD 공단이 조성되는 파주에서도 금촌·운정지구 등의 전세 가격이 강세다.
김정삼 부동산랜드 교하벽산점 부장은 "단지마다 전세 매물이 서너 개에 불과해 호가를 말하는 게 무의미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서욱진·노경목·이상은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