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시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삼성전자 주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55만원과 60만원 사이의 박스권에 머물러 있다.


자사주 매입이라는 이벤트가 주가를 박스권 안에 가둬 놓았다는 게 정설이다.


하지만 이제 자사주 매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듦에 따라 시장 주도주로 복귀할 것인지가 관심의 초점이 되고 있다.


시장의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에서는 최근 외국인 매도세를 감안해 박스권을 하향 이탈하며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제기하는 반면,기술적 분석가들은 박스권의 바닥까지 내려온 만큼 다시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


외국인 매도 지속 여부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는 점은 반등 쪽에 무게를 실어주고 있다.


기관들이 정보기술(IT)주 비중을 늘릴 조짐이라는 점도 낙관론에 힘을 보태고 있다.


◆3분기 실적 크게 좋아질 듯


시장의 관심은 3분기 실적에 향해 있다.


대다수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에 대한 시장의 컨센서스는 대략 2조1838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2분기에 비해 32.3% 늘어난 것이다.


김장열 현대증권 반도체팀장은 "지난 7월 이후 삼성전자의 영업실적이 당초 예상대로 잘 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2분기 실적 악화의 주범이던 D램 가격이 3분기 들어 뚜렷하게 안정 추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분기에 20% 이상 하락했던 D램 가격은 3분기 들어 평행선을 그리고 있으며,오는 9월부터는 PC 등에 대한 계절적 성수기 효과로 오름세로 반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테크팀장은 "이미 대만 IT 업체들의 경우 실적 회복이 뚜렷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서는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임홍빈 미래에셋증권 IT팀장은 "반도체 쪽은 모멘텀이 확실한 반면 휴대폰은 마케팅 비용 부담으로 마진율 회복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내년 이후의 실적도 관심사인데 반도체의 최대 수요처인 PC시장 성장률이 내년에도 10% 선을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수급 전망도 긍정적


수급에서 관심사는 역시 외국인과 기관의 움직임이다.


외국인은 8월 들어 삼성전자 주식을 2500억원어치 순매도했지만 자사주 매입 기간 전체로 보면 오히려 1090억원 매수 우위였다.


최근까지 삼성전자를 비롯한 IT주 비중을 줄인 기관도 시각을 바꾸는 중이다.


김준기 한화투신 주식운용팀장은 "삼성전자 등 IT주에 대한 기관들의 평균 편입 비중은 과거 31%대에서 최근에는 25∼26%대까지 축소돼 있다"며 "그러나 삼성전자 주가가 55만원대로 내려와 충분히 싸졌고 중장기적으로 볼 경우 IT경기 회복 전망이 밝아 IT주에 대한 편입 비중을 다시 늘릴 시기가 왔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