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6일자) 현대차노조 파업 습관성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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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노조가 또 파업(罷業)을 시작했다.
25일 주간조와 야간조가 각 2시간씩 부분 파업을 벌인 데 이어 26일에는 이를 6시간으로 늘리고 다음 주에도 부분 파업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한다.
어렵기 짝이없는 나라경제 사정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또다시 산업 현장을 마비시키려 하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특히 현대차 노조가 1987년 설립 이후 단 한 해를 제외하고는 연례 행사처럼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고 있는 것은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지난 17년간의 누적 파업일이 291일에 이르고 92만여대의 생산 차질이 빚어지면서 8조원 이상의 회사 손실을 초래했다니 말문마저 막힐 지경이다.
일하고 싶어도 일자리가 없어 못 하는 사람들이 즐비한 현실에서 매년 습관처럼 되풀이하는 파업을 이해해 줄 국민은 아무도 없다.
오히려 노조의 양심과 도덕성에 대한 의문을 키울 뿐이다.
현대차는 근로자들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대우를 받고 있는 사업장이다. 그런데도 노조는 기본급 8.48% 인상,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상여금 800%로 인상,주간 연속 2교대제 실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모두 들어줄 경우 소요비용이 1조원대에 이른다는 얘기이고 보면 누가 보더라도 지나친 요구임이 분명하다. 특히 주간 연속 2교대제를 실시할 경우 실질 근로시간도 20%가량이나 줄어들게 된다고 한다. 배부른 파업이란 비난은 그래서 나온다. 게다가 도요타가 4년째 기본급 인상을 동결하는 등 해외 자동차업계는 국제경쟁력 향상에 안간힘을 다하고 있는데 정말 이래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지금 나라경제는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내수 불황이 끝없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출마저 둔화조짐이 뚜렷하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국제유가와 환율 불안까지 가세해 경기회복 전망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는 형편이다. 그런데도 국내최대 자동차업체인 현대차가 또다시 파업을 벌인다면 가뜩이나 취약한 나라경제가 더욱 휘청거릴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하청업체들이 일감 감소로 영업에 타격을 입고,그리되면 상대적으로 훨씬 열악한 조건에서 일하고 있는 중소기업 근로자들의 생활형편이 더욱 악화될 것도 당연한 이치다.
노사협상 때만 되면 으레 파업을 벌이면서 으름장부터 놓고 보는 악습(惡習)은 이제는 정말 그만둬야 한다.
파업은 결코 습관이 돼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