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in 시네마] 친절한 금자씨 ‥ 촌스럽지만 너무 세련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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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순미인 이영애의 이미지 변신으로 관심을 모은 영화 '친절한 금자씨'(감독 박찬욱)는 주인공이 입고 나온 의상과 소품들이 인터넷 쇼핑몰에서 경매에 부쳐져 인기를 다시 한번 과시했다.
영화에서 금자는 90년대 초에 감옥에 들어가 13년 만인 2004년에 출소된다.
따라서 그에 적합한 의상이라면 90년대 초반 스타일이 돼야 하는데, 막상 입고 나오는 옷들은 1970~80년대 복고풍이다.
이에 대해 의상팀장은 "시각적 재미를 위해서,그리고 촌스럽지만 세련된 복고풍을 연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금자가 교도소에 들어갈 때와 출감할 때 입고 나왔던 물방울무늬 원피스는 경매가 5만원에 부쳐져 60여명이 경합을 벌인 결과 80만9000원에 팔렸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물방울무늬가 새겨지고 소매길이는 팔뚝까지 내려오는, 하늘하늘한 소재의 이 원피스는 "촌스러웠으면 좋겠다"라는 감독의 주문에 따라 선택됐다고 한다.
여기에 금자는 복고풍의 커다란 검정 선글라스, 초록색 하이힐, 하늘색 가방, 그리고 허리까지 내려오는 긴 생머리로 촌티 패션을 완성시켰다.
그러나 사실 올 여름 우리에게 복고풍 패션은 그리 철지난 느낌을 주지 않았다.
거리에서도 TV브라운관에서도 화려한 꽃무늬, 층계 모양으로 천을 이어 만든 이른바 '캉캉치마', 작은 주름이 잔잔하게 장식을 이루는 프릴 블라우스 등 70~80년대 패션이 넘쳐났기 때문이다.
크고 화려한 색상의 액세서리와 알이 큰 복고풍 선글라스와 굵게 곱슬거리는 퍼머머리도 이런 패션과 어울리는 스타일들로 인기를 끌었다.
그렇지만 금자의 패션에서는 올 여름 유행 패션의 키워드인 '낭만적인 소녀풍'은 거의 발견되지 않는다.
잔인한 복수를 꿈꾸는 그녀에게는 소녀보다는 여인의 체취가 느껴져야 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유미하(패션 칼럼니스트) jujuwinnie@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