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빈곤인구와 생계형 창업자의 절대 다수가 여성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이들에 대한 지원대책의 하나로 마이크로 크레디트(소액신용보증)의 확대가 필요합니다."(변도윤 재단법인 서울여성 대표) 지난 24일 대구에서 개막돼 27일 끝나는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여성지도자 네트워크' 회의에선 여성기업인 육성과 여성의 권익옹호를 위한 다양한 의견이 분출됐다. 21개국 1000여명의 여성기업인과 관료 등이 참가한 이번 행사의 핵심 주제는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확대방안'이다. 올해는 유엔이 정한 '세계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해'이기도 하다. 마이크로 크레디트란 빈곤층이 생계형 창업 등을 통해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소액신용보증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소액창업기금을 창설하거나 조성해 신용으로 대출해주자는 것이다. 이는 1976년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무하마드 유누스 총재에 의해 제안된 개념으로 97년 '제1차 마이크로 크레디트 정상회의'가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이후 세계적인 캠페인으로 번지고 있다. 소액신용보증 확대가 여성기업인만 겨낭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은행 등으로부터 소외돼 있는 저소득층 중 상당수가 여성들이어서 여성들이 마이크로 크레디트의 주된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다. 여성기업인들의 어려움은 세계적으로 비슷한 현상이다. 국내에서도 여성 사장이 100만명이 넘었지만 대다수는 음식점 슈퍼마켓 미용실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고 이들 역시 불황을 견디다 못해 솥뚜껑을 내던지고 있는게 현실이다. 이태정 연세대 정경대 부학장(경제학과 교수)은 "마이크로 크레디트는 여성기업가를 성장시키는 발판"이라며 "게다가 각국의 빈곤층에 대한 신용대출 회수율은 95%를 넘어서고 있어 대출자 입장에선 새로운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참석자들은 오는 11월 열릴 APEC 정상회담시 각국이 마이크로 크레디트 기금 조성에 나서줄 것을 촉구할 예정이어서 이번 회의결과가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해진다. 특히 한국은 신용보증을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앞으로의 정책방향이 더욱 관심을 모은다. 대구=문혜정 벤처중기부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