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 속 놀이문화로 자리잡은 노래방은 8월 말 현재 3만5000여개.


이들 노래방의 핵심기기인 반주기는 TJ미디어(구 태진)와 금영이 거의 대부분 공급하고 있다.


두 회사는 서로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며 반주기의 '진화'를 이끌어 왔다.


그 결과 최근에는 단순히 노래 반주만 들려주는 것이 아니라,휴대폰에 자신의 노래하는 모습을 내려받고 인터넷망을 통해 오디션에 응모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자랑하는 반주기가 속속 선보이고 있다.


TJ와 금영의 기술 수준은 대체로 비슷하지만,반주기의 음향 특성,분포지역과 선호계층 면에서 조금씩 차이를 보인다.




TJ의 반주기는 수도권에 많이 분포하고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반면,금영의 반주기는 영남지역을 중심으로 지방에 많고 선호 연령층이 높다.


두 회사의 반주기를 평가해보기 위해 지난 24일 노래방 동호회 '놀방파' 운영진 4명과 함께 양사가 추천한 노래방 한 곳씩을 '예고 없이' 방문해봤다.


'놀방파'는 98년 3월 PC통신 '하이텔'에서 결성되어 지금은 회원수 3200명에 달하는 노래방 마니아들의 모임이다.


이들 마니아 평가에서는 TJ의 우세.TJ의 '질러넷MR'는 음향,편리성,곡의 다양성 세 가지 항목에서 비슷한 시기에 출시된 금영의 '싱쿠스' 제품을 앞섰다.


금영은 부가서비스 측면에서 TJ보다 한 발 앞서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기능 면에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다.


박진 '놀방파' 대표(27)는 "반주기 음향은 앰프와 스피커의 성능,그리고 노래방 환경과 업주의 관리 여하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하지만 TJ제품에는 기존의 미디 반주 이외에 유명 연주자를 동원해 악기음을 직접 녹음 편곡한 'MR 반주'가 포함되어 있는 점에서 좋다"고 말했다.


MR(Music Recorded)는 가수의 라이브 공연을 위해 보컬 이외의 모든 파트가 녹음된 테이프를 일컫는 용어.


TJ가 먼저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자,금영에서도 서둘러 '라이브 반주'라는 명칭으로 같은 기능이 포함된 반주기를 내놓고 있으나 보급대수가 많지 않다.


리모컨 버튼의 배치 등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편리성에서도 TJ가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승훈씨(26)는 "금영은 리모컨 버튼수를 줄이고 크기를 키운 대신 검색버튼과 조작버튼을 함께 쓰도록 했다"며 "반면 TJ는 노래부르는 사람이 조작버튼을 사용하는 동안에도 다른 사람이 검색과 예약을 할 수 있도록 버튼이 따로따로 되어 있어 편리하다"고 했다.


부가서비스는 금영이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서민정씨(24)는 "핸드폰으로 내려받는 기능은 양사 제품이 비슷하다"면서도 "금영은 노래방 반주기를 통해 '오디션'에 온라인 응모하고 네티즌 평가도 받아 볼 수 있어 좋다"고 했다.


네티즌들은 금영(67%)을 선호했다.


아이디 'sssmom'은 "금영 반주기가 음량이 풍부하고 원음에 충실해 좋아한다"고 했고,'주옥'은 "금영이 다루기 쉽다"고 말했다.


TJ는 33%의 지지를 얻었다.


아이디 '낮의 요정'은 "TJ 반주기는 반음 정도 낮아 부르기 편한 것 같다"고 평가했고,'olympus'는 "일본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빠짐없이 수록되어 있어 TJ를 선호한다"고 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