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제가 고성장을 구가하고 있지만 기업들의 수익성은 올 들어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가운데 신규업체들의 주도로 중국시장 전반에 걸쳐 저가 출혈경쟁이 심화되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26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와 선전 증시에 상장된 1022개사의 올 상반기 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순이익 증가율은 13.2%로 작년 상반기(52.6%)의 4분의 1 수준에 그쳤다. 특히 적자를 낸 기업도 117개사(11.5%)에 달했다. 더욱이 향후 실적을 전망한 259개 상장사 가운데 3분기(7~9월) 적자를 예상한 기업은 38%나 돼 갈수록 수익성이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중국 경제가 올 상반기에 작년과 같은 연 9.5%의 성장률을 보였던 것과는 크게 대조되는 현상이다. 상하이와 선전 양대 증시에는 현재 1300여개사가 상장돼 있으며 90% 이상이 국유기업이다. ◆순이익 급감 뚜렷 올 들어 중국 기업의 순이익 증가세는 급격히 둔화되고 있다. 상장사 순이익 증가율은 2002년 16.6%,2003년 37%,2004년 30%로 높은 수준을 보여왔으나 올 상반기에는 13.2%로 절반 이하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에 따라 순이익이 급감하는 것은 물론 아예 적자로 전환되는 기업들이 급증하고 있다. 올 상반기 중 순이익이 감소한 상장사는 350개사,적자전환 기업은 70개사,적자 지속기업은 45개사로 집계돼 전체 조사대상 1002개 가운데 절반가량인 45.5%가 수익성에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대기업(모든 국유기업과 연간 매출 500만위안 이상 민간 및 외국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도 올 들어 7월 말까지 손실을 낸 기업들의 적자 규모는 1228억위안(약 15조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5.6% 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중국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다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인하 전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4월 이후 강도 높게 이뤄지고 있는 중국 당국의 긴축조치가 점차 효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간판기업들도 부진 중국 언론들은 "자동차 가전 전력 건자재 항공 공정기계 석유화학 등의 수익성 악화가 두드러지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이들 업종의 간판기업들은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중국 자동차산업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하는 이치와 상하이차는 올 상반기 순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각각 59%와 67% 줄었다. 자동차 업계 전체로는 이 기간 중 순이익이 48.8% 감소,순이익이 12.6% 증가했던 작년 상반기와 크게 대조를 이루고 있다. 또 같은 기간 건자재 업종을 대표하는 화신시멘트는 순이익이 97%나 줄었으며 전력업체인 선난발전의 순이익도 85% 급감했다. 석유화학 부문 대표업체인 지린화공의 순이익은 80% 줄었으며,중국 최대 가전업체인 하이얼 역시 순이익이 22% 감소했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