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업체들의 적정 주가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점차 불거지고 있는 M&A(인수합병) 재료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며 '매수'를 추천하는 증권사가 있는가 하면,M&A테마는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 당분간 의미있는 M&A는 어려울 것이라는 점을 들어 현 주가가 부풀려져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크레디리요네(CLSA)증권은 26일 "오는 2007년까지는 통신업체 간 의미있는 통합이 없을 것"이라며 "데이콤LG텔레콤의 주가가 과도하게 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의 경우 지난 7월 이후 KT로의 매각 가능성으로 인해 매수세가 유입되며 21.1%나 올랐고,데이콤도 M&A에 대한 기대감으로 같은 기간에 주가가 22.3% 올랐다. 이 증권사는 "SK텔레콤이 LG로부터 데이콤을 인수하고 AIG로부터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곤 하지만,각 기업의 통신사업 전략과 정부규제 및 회사가치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적다"고 지적했다. LG텔레콤이나 데이콤의 경우 가격이 너무 비싸고 AIG도 손실을 입으면서 하나로텔레콤을 조기에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반면 우리투자증권은 "통신산업의 구조개편은 해당 업체들에 현실적인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며 "구조개편을 가정할 때 KTF 하나로텔레콤 LG텔레콤 데이콤 등은 현 주가 대비 60~80%의 상승잠재력이 있다"고 '매수'를 추천했다. 정승교 연구원은 "통신산업 구조개편의 가능성은 매우 높고 시기도 생각보다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에도 통신업체 간 M&A는 관련 주식의 폭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LG그룹이 통신사업을 강화하면서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 뒤 데이콤 하나로텔레콤 두루넷 온세통신 파워콤 등을 묶어 강력한 유선통신업체를 만드는 방안 △LG그룹이 통신사업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는 방안 등을 향후 예상할 수 있는 시나리오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파워콤을 인수해 유선시장에 진출하거나,제3의 업체가 등장해 하나로텔레콤 및 데이콤을 인수해 KT와 경쟁하는 등의 방안도 제시됐다. 한편 대우증권은 유선통신시장의 재편 가능성은 높지만 M&A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입장이다. 김성훈 연구원은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외국인 대주주가 있기 때문에 지분경쟁이 붙기 어려운 데다 이미 M&A 기대감이 어느 정도 반영됐다"며 "데이콤의 경우 하나로텔레콤을 인수한다면 주가에는 긍정적이지만 하나로텔레콤이 SK텔레콤에 인수되면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