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풍당당 적립식펀드 기관 매매패턴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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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식 펀드 가입 열풍에 따라 월급통장에서 펀드계좌로 돈이 빠져 나가는 월말에 투신권의 주식 매수가 크게 늘어나는 이른바 '월말 효과'가 증시의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유동성이 풍부해진 투신권이 8월 들어서만 1조4000억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수,외국인에 못지 않은 투자주체로 자리매김하면서 '제3차 기관장세'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월말 효과 본격화
투신권은 지난 22일부터 25일까지 나흘간 5608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였다.
초순(1∼10일)과 중순(11∼20일)에 각각 3713억원과 4923억원어치의 주식을 사들인 것과 비교해 월말로 갈수록 주식 순매수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는 양상이다.
지난 6∼7월에도 투신권은 월말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하는 흐름을 보였다.
6월과 7월 모두 초순과 중순까지는 주식를 내다 팔았지만 하순에 접어들면서 집중 매수하기 시작,순매수 규모는 6월 하순(21일 이후 말일) 1213억원,7월 하순 4363억원에 달했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시중자금이 주식형 펀드로 몰리면서 투신의 주식 매수 규모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사실이 데이터로 증명되고 있다"며 "최근 투신권의 강도 높은 순매수가 외국인 매도에 시달리는 시장을 지탱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말 집중 매수 흐름과 종합주가지수 추이 사이에는 아직은 인과관계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학균 연구원은 "현재로서는 투신권의 순매수는 매달 하순에 집중되고 있는 반면 주가지수 상승은 초순과 중순에 상대적으로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들이 9일 연속 1조1000억원 넘게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는 데서 보듯 외국인들의 매도가 투신권 매수 효과를 반감시키는 사례가 잦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3차 기관장세의 시작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8월 들어 26일까지 투신권의 순매수 규모(프로그램 차익 매매는 제외)는 1조4500억원을 넘어섰다.
월간 기준으로는 '바이 코리아' 장세가 종결됐던 200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90년대 중반의 1차 기관화 장세,90년대 후반의 바이코리아 장세에 이어 3차 투신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분석을 내고 있다.
강신우 한국투신운용 부사장은 "적립식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고려할 때 기관화 장세에 대한 기대는 날로 커질 수밖에 없다"며 "앞으로 증시 흐름에서 투신권의 움직임이 외국인 못지 않게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