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업체 투자땐 "내재가치 꼼꼼히 따져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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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고유 사업에 주력하기 위해 주변 사업 부문을 모기업에서 떼어내는 기업 분할이 잇따르고 있다.
전문화를 통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시도다.
과거 기업 분할이 부실 기업 정리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과 차별화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그러나 분할 후 주가의 오르내림에서는 업체마다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분할 후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주가 상승 현상에 현혹되지 말고 기업의 내재가치를 꼼꼼히 분석한 후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업 부문별로 헤쳐 모여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와 환경사업을 해 오던 디아이는 지난 18일 이사회를 열어 환경 부문을 신설회사인 디아이엔바이로에 넘기기로 결의했다.
디아이는 반도체 부문에만 집중하고 디아이엔바이로는 수질오염 방지시설 공사를 맡게 된다.
하루 앞선 17일 MK버팔로는 수공구 부문을 오는 11월1일을 기해 세신버팔로로 분리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공구업체인 세신버팔로와 영화제작사인 강제규필름,명필름 등이 합병한 MK버팔로는 지금까지 영화 제작과 공구 사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어색한 조합의 사업구조를 유지해오다 결국 회사를 나누기로 한 것이다.
지난달에는 이건산업이 목재 팔렛과 조경 부문을 이건그린텍으로 분할한다고 공시했다.
회사측은 "목재 팔렛과 조경은 중소기업형 업종이어서 별도 기업화하고 이건산업은 합판과 목재 사업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건설기계 업체인 혜인은 지난 24일 기계임대 사업을 신설회사인 유콘산업에 넘기는 작업을 완료했다.
혜인은 캐터필러 등 해외 건설기계와 관련 부품 판매만 맡는다.
이 밖에 동양고속건설은 동양건설과 동양고속운수로,우방은 건설업체인 우방과 놀이시설 기업인 우방타워랜드로 각각 분할을 마무리했다.
대상홀딩스를 세우면서 지주회사 체제로 들어간 대상은 전분당과 식품사업으로 전문화했다.
오리엔트는 고유 사업이던 시계 부문을 떼어내 비상장사인 오리엔트에 넘기고 의약품 업종에 진출하면서 모기업 이름을 오리엔트바이오로 바꿨다.
◆분할 후 주가 흐름에는 명암
기업 분할로 재무구조 개선,전문화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회사들은 시장에서 환영을 받고 있다.
대상은 분할 결정 직전 4585원이던 주가가 26일 1만350원까지 올라 2배 이상 뛰었다.
수익성이 높은 전분당 부문의 빠른 실적 개선,재무구조 건전화 등에 힘입었다.
분할 전 3만원을 밑돌던 동양건설은 5만5800원까지 상승했고 혜인은 1930원에서 2780원으로 주가가 44% 업그레이드됐다.
반면 오리엔트바이오는 분할 결정 직후 7600원까지 치솟았으나 최근 조정을 받으며 4450원까지 하락,분할 전보다 오히려 주가가 떨어졌다.
이건산업도 분할 공시 후 주가가 20% 이상 빠졌다.
윤세욱 메리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분할로 전문성을 키우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주가에 긍정적인 요인"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현금 수입이 큰 사업부문을 떼어낸 경우에는 단기적으로 주가가 떨어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