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독도 폭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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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1962년부터 시작된 한·일 회담에서도 가장 큰 쟁점이었다.
일본은 독도를 한·일 협정과 연계시키면서 그 영유권을 끈질기게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런 과정 속에서 '독도 폭파설'이 불거졌는데,그동안 김종필 당시 중앙정보부장을 비롯한 우리 대표단이 폭파문제를 언급한 진원지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최근 공개된 한·일 협정 관련문서에서 이 의혹은 말끔히 가셨다.
예비절충회의의 일본측 수석대표인 이세키 외무성 국장이 "독도는 무가치한 섬이다.
크기는 히비야공원 정도인데 폭파해서 없애버리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밝혀져서다.
얼마 전 공개된 미 국무성의 외교문서에서도 "누가 폭파를 운운했는지"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 나오긴 했으나 이를 믿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았다.
일본이 외교ㆍ경제적인 힘을 내세워 영유권을 우길 때,우리 측은 "폭파할 정도로 중요하지 않은 섬을 어떻게 회담의 대상에 넣자고 하느냐"고 응수하며 의제로 오르는 것을 막으려 했던 노력이 역력하다.
그렇지만 영유권 주장을 차단하지 못한 탓에 한·일 협정은 '미완의 협정'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우리 국민들의 감정을 극도로 자극했던 일본 시네마현의 조례에서 보듯,독도문제는 갈수록 뜨거운 현안으로 달아오르는 양상이다.
특히 독도인근에 미래의 에너지 자원으로 각광받는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무진장 매장돼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이 더욱 노골적으로 분쟁을 야기하려 한다는 얘기들도 있다.
독도가 '영토분쟁'이 아닌 '자원분쟁'으로 변질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이런 이유가 아닌가 싶다.
일본은 이미 서태평양상의 외딴섬인 미나미토리시마(南鳥島) 등을 자국 영토로 귀속시키면서 이 지역의 해저자원을 확보한 전례가 있어 독도에 대한 집착이 더욱 노골화될 게 뻔하다.
독도가 무가치하다며 폭파를 주장했던 일본이 앞으로 어떤 명분을 내세워 협상을 제안할지는 눈을 부릅뜨고 지켜볼 일이다.
과거처럼 일본의 눈치나 살피며 '독도는 우리 땅'이란 노래를 금지시키는 일 따위는 다시 없어야겠다.
박영배 논설위원 youngba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