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D를 본격 생산한 지 정확히 10년이 지났습니다. 구미공장은 변변한 기술 하나 없던 국내 LCD산업을 10년 만에 세계 1위로 끌어올린 LG필립스LCD의 도전의 역사가 배어있는 곳이죠." (LG필립스LCD 이영득 상무) LG필립스LCD가 이달로 LCD 출하 10주년을 맞았다. 1995년 1개 라인에 직원 1000명으로 시작한 LG필립스LCD 구미공장은 이제 6개의 대형 생산라인과 직원 1만1000여명에 달하는 거대한 산업기지로 변모했다. 1995년 15억원이였던 매출은 지난해엔 8조3282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장점유율 역시 올 상반기 대형 LCD시장에서 22%를 기록,세계 1위로 올라섰다. 사실 LG필립스LCD는 결코 순탄치만은 않은 길을 걸어왔다. 지난 2001년 6세대 LCD라인 구축을 위해 1조6000억원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던 LG필립스LCD는 당시 세계 LCD 공급과잉으로 28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회사측은 경영정상화를 위해 분발하자는 뜻에서 공장 부지에 보리를 심은 뒤 다음 해 수확해 직원들에게 한 봉지씩 전달했다. 이것이 바로 구미공장 임직원들이 아직도 간직하고 있는 '눈물의 보리쌀'이다. 이 같은 경험은 끊임 없는 원가절감과 혁신활동의 밑거름이 됐다. 대표적인 원가절감 및 혁신 사례가 'L2C 3020'.'총원가의 30%를 절감하고 영업이익은 30% 늘리며 경쟁사 대비 이익률 20% 격차를 확보하자'는 혁신 캠페인이다. LG필립스LCD는 내년부터 '파주 시대'를 맞는다. 총 110만평 규모의 파주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에는 5조3000억원이 투입되는 7세대를 비롯 부품 협력업체 등이 들어서게 된다. LG필립스LCD는 파주 7세대 라인이 본격 가동되면 구미 공장을 모니터 노트북 휴대폰용 패널 생산기지로,파주는 42인치 이상 대형 TV패널 기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여상덕 LG필립스LCD 부사장은 "구미가 90년대의 기적을 만들어 낸 곳이라면 파주는 LG필립스LCD의 제2의 기적을 이루는 곳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미=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