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권 문제로 검찰과 경찰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환치기 사범의 사법처리 범위를 둘러싸고 검·경이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다. 법에 따르면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하도록 돼 있다. 경찰에게는 수사권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음주운전 단속은 경찰이 검찰 지휘를 받지 않고 단독으로 할 수 있다. 그러나 경찰의 음주단속에 무리한 법 적용이 많다는 사실이 법원 판결로 드러났다. 얼마전 인천지법은 대리운전기사의 운전 미숙으로 배수로에 빠진 차를 도로 위로 올리기 위해 음주상태에서 1.5m 운전을 한 이모씨와 새벽에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를 빼달라는 전화를 받고 3ｍ가량을 운전했다가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박모씨에게 내려진 운전면허 취소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경찰에 수사권을 줘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이번 판결을 확대 해석하고 싶지 않다. 수사권 보유 여부보다는 수사권을 어떻게 행사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걸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이는 검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검찰과 경찰 그들만의 밥그릇인 수사권 다툼에 국민들은 별 관심이 없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 궁금하다. 사회부 차장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