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치 · S&P "8.31대책 경기위축"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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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신용평가회사인 피치는 29일 "한국 주택시장에 거품(bubble)이 존재한다는 증거는 없다"며 "한국 정부의 지나친 부동산 규제가 그동안의 경기 부양 노력을 스스로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피치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서울 강남지역 등을 제외하고는 주택시장에 거품이 형성돼 있다는 근거가 없다"며 "정부의 부동산 가격 상승에 대한 지나친 반감은 저금리와 소비자 신뢰를 향상시키려는 정부의 조치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피치는 "정부 정책이 예기치 않은 결과를 부르기도 했다"며 금융당국의 주택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LTV) 축소를 예로 들었다.
피치는 "금융감독위원회가 3년 전 80%였던 담보인정비율을 40%까지 낮춤으로써 시중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이 위축됐다"며 "낮은 LTV는 시중은행들이 대출자의 소득 수준과 지급능력에 대한 모니터링을 소홀하게 해 은행의 리스크 관리에도 허점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피치는 "최근에야 한국의 8개 시중은행이 소득증명 서류를 제출한 대출자들에게 우대금리를 적용하기 시작했다"며 "이는 이전에 대출이 허술하게 이뤄졌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피치는 "그 같은 특성으로 한국의 주택담보대출에서 흔치 않은 현상이 목격됐다"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대출 중 42%가 1년 미만의 대출이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한국 정부가 주택금융공사를 설립하는 등 (주택담보대출을 정상화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으나 결과물을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도 이날 발표한 '한국의 정부 신용등급 질의응답(FAQ)' 자료에서 "한국 부동산 시장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어 주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지만,거품은 공급이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일부 지역에 국한돼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S&P는 "한국 정부가 대책을 내놓겠지만 매우 제한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동산 거품을 부작용 없이 해결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