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대북사업 발목 잡히나 .. 금강산관광에 '김윤규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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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好事多魔)일까….
북측이 개인비리 문제로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김윤규 현대아산 부회장의 거취를 문제 삼아 금강산관광객 수를 절반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29일 통보함에 따라 현대그룹의 대북 관광사업이 중대한 기로에 봉착했다.
이번 경우는 특히 북측이 사업 파트너인 남측 기업의 인사문제를 관광사업에 연계시킨 것이어서 향후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대아산측은 이날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면서도 가을철 성수기 예약객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북측 왜 이러나
북측은 개성 시범관광이 한창이던 지난 26일 금강산에서 현대아산 사업소측과 만나 금강산 관광객 수를 600명 선으로 줄이겠다고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유는 김윤규 부회장 때문이라는 점도 숨기지 않았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대북사업 초기부터 북측과 인연을 맺어온 김 부회장이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데 대해 섭섭함과 오해가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금강산관광에만 김윤규 부회장 거취 문제가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것.북측이 이 같은 통보를 해온 당일에 예정대로 개성 시범관광이 이뤄진 점에 비춰,'김윤규 변수'가 대북 관광사업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현재로선 우세하다.
현대아산은 이날 "금강산 관광객 수 제한에도 불구하고 북측의 남북경협 및 관광사업에 대한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조속한 시일 내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달 2일과 6일로 예정된 2,3차 개성 시범관광과 9월 말로 계획된 백두산 시범관광도 예정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회사측은 덧붙였다.
◆대규모 예약 취소 환불 사태
북측의 통보로 최대 성수기인 9∼11월 초 관광을 예약했던 사람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현대아산은 이날 9월1∼15일 당일 및 1박2일 관광을 예약한 9000여명에 대한 예약 취소 방침을 각 여행사에 통보했으며 예약취소자에 대해서는 전액 환불 조치키로 했다.
그러나 15일까지 현대측과 북측이 관광 정상화에 대해 합의하지 못하고 관광축소가 장기화될 경우 피해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현대아산은 10월 말까지 예약을 받아 놓은 상태여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면 3만명 이상이 가을철 금강산 관광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금강산관광 축소 운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 몰라 일단은 9월15일까지만 취소를 받고 있다"면서 "수학 여행단은 다른 곳으로 갑자기 일정을 바꾸기도 어렵워 학생들에게 금강산 관광 등에 대해 나쁜 인식을 심어줄까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