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은 29일 경남 통영 마리나리조트에서 소속 의원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워크숍을 갖고 열린우리당의 정책적 방향과 정기국회 대응전략,노무현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워크숍의 최대 쟁점은 무엇보다 대연정이었다. 당지도부는 30일 청와대 회동을 염두에 둔 듯 대연정의 필요성과 당위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설득했지만 일부 의원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서 워크숍 내내 격론이 벌어졌다. ◆당의 정체성=열린우리당의 싱크탱크인 열린정책연구원은 기조발제를 통해 '중산층과 서민의 정당'으로 정체성을 회복하자고 촉구했다. 연구원은 "그동안 열린우리당의 정책 활동은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이미지보다는 기업적 이미지가 강했다"며 "기업 환경 개선을 위한 법안 처리가 눈에 띄고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경제.복지 정책이 상대적으로 덜 부각됐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지난 3월 직업별 정당지지를 조사한 결과 자영업자 지지율(26.3%)이 한나라당(31.7%)보다 뒤떨어진다는 조사 결과를 인용하면서 "중산층이 붕괴되고 서민의 빈곤화가 진행됨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이들의 이해와 요구를 대변하는 정당으로 자리매김되고 있지 못하다"며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책을 우선시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정책대안으로는 영세 자영업자에 대한 부가가치세 부담 감면,전직 또는 업종전환을,영세 자영업자에게 실업 급여 지급,지역금융 활성화 기본법 제정 등을 제시했다. ◆대연정 구상 논란=문희상 의장 등 지도부는 노 대통령의 대연정 구상이 국민통합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하며 의원들의 이해도를 높이려 애썼지만 상당수 의원들이 반발해 격론이 끊이지 않았다. 문 의장은 인사말에서 "정치는 400년 전 구한말에서 얼마나 달라졌느냐"고 반문하며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한국정치의 미래는 통합에 있다"며 연정논의 공론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 "정치권의 기득권 포기는 바로 선거구제 개편을 전제로 한다"며 "불이익을 감수하고서라도 지역대립 구조를 깨기 위한 선거구제 개편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송영길 의원은 "열린우리당이 대통령의 사당이 아니다"면서 "여름 내내 민생활동을 해도 대통령이 연정 얘기를 한마디 하면 다 끝나는 거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송 의원은 "초선 의원들이 소신있게 얘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우원식 의원은 "한나라당과의 연정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우리당은 경제적 민주화와 양극화 해소를 위해 중산층과 서민을 위한 정당으로 가는 모습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의원은 또 지도부가 대통령과 국민 사이의 괴리감에 대해 직언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무조건 예스만 해서 되겠느냐고 비판했다. 통영=김인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