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허리케인 美남부 강타 .. 유가 70달러 돌파 .. 세계경제 暗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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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국 멕시코만의 석유생산 설비를 강타하면서 2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넘어섰다.
국제시장에서는 카트리나가 미국 역사상 최대 피해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돼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장 미국은 카트리나 상륙을 앞두고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앨라배마 일대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민 100만명 이상을 대피시키는 등 초긴장 상태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 시간외 거래에서 미국 서부텍사스 중질유(WTI) 10월 인도분 가격은 전날 종가보다 3.51달러(5.4%) 오른 배럴당 70.80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지난 1983년 원유 선물 거래가 도입된 이후 사상 최고치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내 원유 생산의 25%(하루 150만배럴),천연가스 생산의 24%(123억입방피트)를 담당하는 멕시코만 석유 회사들은 카트리나가 접근해옴에 따라 대부분 직원을 내륙으로 긴급 대피시켰다.
멕시코만에서는 로열 더치 셸이 하루 42만배럴의 원유 생산을 중단하는 등 100만배럴의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또 미국 석유 수입물량의 11%를 처리하는 루이지애나 연안 석유항구(LOOP)도 지난 27일 이후 3일째 폐쇄된 상태다.
그러나 아직까지 모든 석유 회사들로부터 구체적인 상황이 보고되지 않아 피해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덕 매킨타이어 미국 에너지부 에너지담당 애널리스트는 "석유시설의 생산 중단은 향후 수일간이 아니라 올 연말까지 원유 가격에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급이 열악한 상황에서 배럴당 70달러라는 심리적 저지선을 돌파한 유가는 상승세를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가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우려했다.
한편 미 행정부는 허리케인으로 인한 석유 수급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전략비축유를 방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 에너지부 관계자는 "아직 정유업체들의 요구는 없었지만 전략비축유 방출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정유업체 및 다른 정부 부처 담당자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국제 원유시장에서는 미국의 전략비축유가 방출될 경우 유가 상승세가 다소 진정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유영석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