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도 만만찮은 무더위가 우리를 괴롭히고 있지만 가정이나 직장에서 시원하게 생활할 수 있는 것은 많이 보급된 냉방기 덕분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 결과 전력소비량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고,국제유가는 배럴당 70달러를 넘어 매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과 석유 수요 증가 추세를 감안하면 배럴당 100달러 이상까지 예상하는 기사도 볼 수 있을 정도로 에너지쇼크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와 직장,가정에서도 간소복장 근무와 차량 10부제 참여,실내온도 적정 유지 등 에너지 절약이 범국민 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에너지 사정은 매우 심각하다. 에너지 자급률이 3%에 불과한 자원빈국이고,세계 4위 에너지 수입국이며,세계 7위의 석유 소비국이다. 고유가의 지속과 기후변화협약 발효에 따라 전 세계적으로 에너지의 안정적 확보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하는 최대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발전설비의 지속적 확충이 필요하지만 유가 급상승과 이산화탄소 감축 의무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화석연료발전소 건설은 경제 및 환경 측면에서 너무 큰 대가를 치러야 한다. 그나마 약 40년 후면 석유자원도 고갈될 것이다. 그렇다고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태양열,풍력,바이오 등 신재생에너지 개발에만 기대하기에는 아직 소규모이고 비경제적인 것이 현실이다. 그러면 오늘날의 에너지 위기를 극복할 최적 대안은 무엇일까? 지난 12일 울진원자력 5,6호기 준공식 관련 자료를 보면 원전연료인 우라늄 구입비는 전기 생산 단가의 11%인 반면 화력발전 연료인 석탄이 42%,석유가 78%,LNG가 69%나 차지해 원전 연료와 비교가 안 된다. 또 원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기후변화협약 등에서 매우 유리하다. 지난 30여년 동안 원전건설을 중단했던 미국 등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추가 건설이나 신규 도입을 추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원전을 반대해 오던 그린피스 등과 같은 환경론자들 사이에도 "지구온난화 시대의 유일한 해결책은 원자력이 될 수밖에 없다"라는 믿음이 형성되고 있다. 원전은 국내 전력량의 40% 이상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원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급격한 국제에너지 상황 변화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 추가건설과 신재생 에너지 개발 추진이라고 확신한다. 이런 국책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와의 갈등으로 지연되고 있는 원전건설과 방폐물처리장 건설이 국민 합의 하에 조속히 추진되어야 하며,신재생에너지에 대한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병행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