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주주가 자사 주식을 사들이면 주가에 호재일까,악재일까.


최근 들어 증시에서 최대주주가 자사 주식을 장내 매입,지분율을 높이는 사례가 잇따르면서 이들 종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종목은 현대산업개발과 현대미포조선 유화증권 삼영화학 세아홀딩스 등이다.


목적도 경영권 방어부터 주가 안정,단순 투자 등으로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최대주주가 자사주를 매입하면 주가도 오르게 마련이다.


주식을 사는 목적과는 별개로 일단 수급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권 방어용으로 지분을 매입하는 경우 매입 형태가 다소 공격적이어서 주가에 큰 호재다. 최대주주가 자사 주식을 사들이면 미래에 대한 자신감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매입 목적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주가도 차별화할 가능성이 커 '옥석 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영권 방어형


현대산업개발이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 6월 말 외국계 대주주인 템플턴이 투자 목적을 '경영 참여'로 바꾸면서부터 정몽규 회장과 계열사 등이 나서 자사 주식을 잇따라 취득하고 있다.


경영권 안정 차원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현대산업개발의 최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 지분율은 올해 초 16.02%에서 8월 말 현재 16.89%로 높아졌다.


그러나 아직 외국인 지분율(68.01%)에 한참 못 미친다는 점에서 추가 매입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줄곧 상승한 데 따라 최근 단기 조정을 받고 있지만 상승 추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현대미포조선도 마찬가지다.


최대주주인 현대삼호중공업이 최근 들어 하루 건너 지분을 장내에서 매입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지분율은 연초 37.39%에서 현재 39.02%로 높아져 외국인 지분율(38.94%)을 소폭 웃돌고 있다.


이 회사 주가 역시 최근 조정장에서도 7월 이후 상승 흐름을 크게 훼손받지 않고 있다.


이 밖에 대림통상 한국금속 등은 이미 경영권 분쟁을 겪었거나 겪고 있는 경우여서 최대주주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기업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가 급등락해 주의할 필요가 있다.


◆주가 안정형


기업의 펀더멘털(내재가치)과 상관없이 시장 전체의 등락에 영향받아 주가가 떨어졌을 때 최대주주가 나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삼성제약 녹십자홀딩스 에넥스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삼성제약의 경우 최근 최대주주인 김원규 대표 등 특수관계인이 장내에서 자사 주식을 잇따라 매수,지분율을 연초 35%대에서 37%대로 높였다.


7월 초까지 상승세를 타던 주가가 하락하자 대주주가 방어에 나선 것이다.


녹십자홀딩스도 최근 주가 안정을 위해 대주주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을 꾸준히 사들이면서 주가도 최근 조정장에서 별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뚜렷한 이유 없이 최대주주가 지분을 늘리는 사례도 있다.


거래소 종목 가운데 유화증권 삼영화학 등이 그런 경우다.


유화증권은 대주주인 윤장섭 회장 등 일가 친인척,계열사 등이 연초부터 거의 매일 지분을 조금씩 사모으고 있다.


지분율은 70.80%에 이른다.


삼영화학도 최대주주인 이종환 회장이 지난 6월부터 소량씩 자사 주식을 사들이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보유 지분은 60.29%다.


업계 관계자는 "대주주가 목적 없이 지분을 지속적으로 매입할 경우 상장 폐지를 염두에 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행 증권거래법에 따르면 최대주주 지분율이 80%를 넘으면 상장폐지 대상에 해당한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