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1 부동산 종합 대책 발표] 공공택지 청약 미달사태 … 벌써 위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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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발표될 부동산종합대책의 위력이 벌써부터 나타나면서 건설업체들이 극도로 몸을 사리기 시작했다.
수도권 공공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가 채권입찰제 및 원가연동제가 적용된 후 처음으로 미달되는 사태가 발생할 정도다.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택지 부족에 시달리는 건설사들이 수도권 택지지구 땅을 확보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쳤지만 분양시장 여건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자 바짝 몸을 낮추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한국토지공사에 따르면 경기 양주시 고읍지구 내 9개 필지의 공동주택용지 입찰에서 3개 필지가 3순위까지 밀리고도 미달됐다.
이번에 미달된 블록은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2개 블록과 연립주택용 1개 필지다.
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가 미달된 것은 지난 3월 채권입찰제 및 원가연동제가 적용된 후 처음이다.
그동안 용인 흥덕지구,양주 덕정지구 등에서 공급된 아파트 용지는 모두 1순위에서 치열한 경쟁 속에 마감됐다.
이에 따라 토공은 이들 부지를 다음달 12일 수의계약 방식으로 매각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에 채권입찰제가 적용된 3개 블록의 경우 비록 낙찰이 되긴 했지만 처음으로 채권매입액을 '0'원으로 써낸 곳도 있는 것으로 밝혀져 공공택지 확보를 위한 업체 간 경쟁이 급랭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택지지구 내 아파트 용지는 당첨만 되면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어서 초고가 낙찰 행진이 속출됐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7월 낙찰 업체를 결정한 양주 덕정2지구 내 아파트 용지 입찰(채권입찰제)에선 J건설이 무려 245억원의 채권을 써내 부지를 확보했었다.
다른 업체들은 10억~20억원 정도의 채권액을 써내면 무난히 낙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채권액이 200억원을 넘었다.
이 입찰에는 11개 업체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이에 앞서 실시됐던 용인 흥덕지구 입찰에서도 아파트 용지 2개 필지를 낙찰받은 K사와 D사는 채권매입액을 각각 771억원,422억원이나 써냈었다.
이번 고읍지구 내 아파트 용지 유찰과 관련해 건설업계는 '8·31대책'의 영향이 본격화되고 있는 증거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입찰에 참가했던 W건설 관계자는 "지난달 고읍지구보다 입지 여건이 못한 양주 덕정지구 아파트용지 입찰에서도 업체들이 땅을 확보하기 위해 난리였다"며 "불과 한 달여 만에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부지를 낙찰받은 S사 관계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아파트 부지를 낙찰받은 회사는 축제 분위기였으나 지금은 잘했는지 잘못했는지 헷갈리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