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3 04:33
수정2006.04.09 17:34
논술 가이드라인 중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외국어 제시문'을 완전 금지한 것이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외국어 제시문을 내고 의견을 묻는 문제는 외형적으론 논술이지만 실제로는 외국어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라며 이를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이는 본고사 논란을 잠재우기 위해 국제화 시대의 영어교육을 포기한 것이란 지적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특히 교육현장에 있는 대학과 고교에선 교육부가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이상적인 원칙에 집착해 결정을 내렸다고 맹비난하고 있다.
경희대 이기태 입학처장은 "논술 가이드라인은 상식적 수준에서 결정됐다고 보지만 외국어 제시문 금지 항목의 경우 시대적 흐름을 반영하지 않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대원외고 심재은 교사(영어)는 "세계화 시대에 영어지문마저 금지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외국어 교육을 중시하는 최근 교육 트렌드와도 크게 어긋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수차례에 걸친 내부 논의 끝에 현실적인 측면에서 외국어 지문을 허용하자는 주장이 많았지만 '3불(不)원칙'의 기본에 충실하기 위해 허용치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외국어교육 강조 추세나 국제화 요구를 감안하면 외국어지문을 허용해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은 충분히 있다"면서도 "외국어로 된 제시문의 해석을 필요로 하는 논술문제를 허용할 경우 수학이나 과학 관련 문제를 금지하는 데에도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석 기자 real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