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분석] 외환은행, 자산가치 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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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는 외환은행의 최대주주인 론스타펀드에 대한 과거 지분매각 과정에서 헐값 매각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특히 론스타펀드가 2, 3대 주주인 코메르쯔은행과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지분을 시가보다 싼값에 인수할 수 있는 콜옵션을 보유하게 된 배경에도 석연치 않은 점이 있습니다.
그러나 외환은행의 지분매각을 앞두고 시장에서는 자산가치 증대와 M&A 기대감으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지분매각 영향과 향후 주가 전망을 취재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1]
최근 시장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외환은행 주가는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이다. 왜 그런가?
[기자1]
최대주주인 론스타가 씨티그룹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함에 따라 인수.합병(M&A)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론스타, 지분매각 주간사 선정
씨티글로벌마켓(CGM)증권은 지난 25일 금융기관들과 인수합병(M&A)의사를 타진하고 있으며 외환은행뿐 아니라 LG카드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총자산 73조원, 시가총액 6조 6700억원인 외환은행의 인수여부에 따라 '국민->신한+조흥->우리->하나'로 이어져온 은행권 판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여 국내 빅4은행은 모두 외환은행 인수를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은행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 국내외 은행권의 인수가능성으로 주가가 오른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2]
외환은행 주가 상승이 M&A 기대감외에도 실적호전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이는데 상반기 실적은 어땠나.
[기자2]
외한은행은 상반기에 사상 최대의 순이익을 기록했습니다.
지난 12일 확정 발표된 2분기 포함 상반기 실적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3.2% 늘어난 3조1095억원에 그쳤지만
상반기 사상최대 순이익
-매출액 3조1095억(전년동기 3.2%↑)
-영업이익 5176억(전년동기 89.4%↑)
-순이익 6459억(전년동기 149.6%↑)
->부실자산 정상화+카드부문 이익급증
영업이익이 51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9.4%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149.6% 늘어난 6459억원으로 1967년 은행 창립 이후 최고 실적을 보였습니다.
외환은행은 핵심 영업부문에 역량을 집중 투입해 비이자수익 증대와 비용관리의 효율성 제고 등으로 수익구조를 대폭 개선되었으며
과거 보유했던 부실자산의 정상화와 매각을 통한 이익창출로 자산건전성이 크게 좋아졌고 신용카드부문에서 상반기 1540억원의 해당 사업부문이 은행 전체의 실적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3]
외환은행의 실적호전에 대한 국내 분석기관의 의견은 어떤가?
[기자3]
국내외 증권사들은 외환은행의 순이익 급증과 함께 부실자산 정상화에 따른 자산가치 증가, 그리고 매각에 대한 M&A 기대감 등을 이유로 투자의견과 목표가격을 모두 올렸습니다.
메리츠증권은 외환은행에 대해 투자의견을 매수로 목표주가를 1만1500원에서 1만2500원으로 상향 조정하고 했습니다.
위험도 높은 자산 감축으로 수익 정상화, 건전성 회복 등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상반기 수익 호조와 순이자 마진상승을 반영해 올해 순익 전망치를 1조986억원으로 올렸습니다.
하반기 실적호조.수익회복
>메리츠증권 '매수'목표가 12,500원
>서울증권 '매수'목표가 12,500원
>삼성증권 '매수'목표가 11,500원
>부실자산 매각이익,순익급증 전망
서울증권은 외환은행의 실적호전으로 M&A 가치가 한층 상승했다며 신규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1만2500원을 제시했습니다.
외환은행이 하이닉스 등에 대한 유가증권 평가이익을 현실화할 경우 약 5387억원의 추가 자본확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삼성증권은 외환은행이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다며 매수의견 유지와 목표주가를 1만1500원으로 올렸습니다.
외환은행이 지분을 보유한 하이닉스 현대건설 현대종합상사 SK네트웍스 등의 경영이 정상화될 경우, 보유주식 매각과 충당금 환입의 영향으로 외환은행의 장부가치가 14% 가량 높아질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앵커4]
국내 증권사들은 긍정적 전망을 내놓았는데 이해 당사자인 외국계 증권사 의견은 어떤가?
[기자4]
외국계 증권사들도 국내 분석기관과 마찬가지로 투자의견을 높이고 목표가격을 상향조정했습니다.
크레디트스위스퍼스트보스톤(CSFB)은 외환은행이 예상보다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시장수익률 상회 의견과 목표주가를 기존 1만1000원에서 1만2200원으로 올렸습니다.
이와함께 CSFB는 외환은행의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9010억원에서 1조1270억원으로 25%로 상향조정했습니다.
투자의견.목표가 상향 조정
>CSFB '시장수익률상회' 12,200원
->실적 예상치 상회,순익전망 상향
>도이치은행 '매수' 12,000원
->자산가치상향.수익개선,M&A 호재
도이치은행은 순이자마진 증가와 고정이하여신의 감소에 따른 자산건전성 향상으로 외환은행의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며 매수의견에 목표주가를 1만2000원으로 높였습니다.
또 외환은행은 론스타의 지분 매각에 따른 M&A 호재를 안고 있는데다 신용카드 부문의 회복에 따라 수혜도 예상된다고 도이치은행은 설명했습니다.
[앵커5]
국내외 증권사들의 투자의견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일치하는데 주가는 상당부분 근접했다. 다른 의견은 없나?
[기자5]
일부 국내외 증권사들은 외환은행의 높은 주가가 오히려 매각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하며 투자의견을 낮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목표가격은 상향조정하거나 일정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신영증권은 외환은행의 주가에 M&A 프리미엄이 반영됐다며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낮췄지만 목표주가는 1만1600원에서 1만2000원으로 수정했습니다.
투자의견 하향 이유에 대해 신영증권은 10월 이후 매각 제한에서 풀려나는 론스타 지분 가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최근 주가가 상승해 목표주가와 괴리가 10% 수준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투자의견 하향,목표가 상향
>신영증권 '중립' 12,000원
>BNP파리바 '보유' 11,000원
>미래에셋 '보유' 11,500원
->M&A가치 반영,주가상승과도
BNP 파리바는 외환은행의 실적 향상과 자산가치 증가가 주가에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에서 '보유'로 하향 조정했지만 목표주가는 8730원에서 1만1000원으로 높였습니다.
미래에셋증권은 외환은행의 투자의견을 '보유'로 하향조정한 반면 주가가 이미 목표주가를 넘어섰고 실적도 예상보다 좋게 나타나고 있어 목표주가를 1만1500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외환은행이 장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여지는 충분하다고 판단되나 앞으로 기업을 지속 경영하지 않고 M&A를 고려한다면 인수자의 부담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앵커6]
외환은행 지분매각은 이제 대세인 것 같다. 그러나 론스타에 대한 헐값매각 시비와 투기자본의 도덕적 해이 등을 규제하자는 여론이 일고 있다.
이제 10월이면 지분 매각이 가능한데 앞으로 어떻게 될까?
[기자6]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할 당시 자사 지분 50.5% 외에 다른 주주 지분까지 끌어들여 매각차익을 극대화하려는 사모펀드의 속성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론스타펀드는 2003년 10월 외환은행 주식을 인수하던 당시 독일의 코메르쯔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의 보유 지분 중 14.1%(9090만주)에 대해 앞으로 3년 안에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했습니다.
론스타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지분은 코메르쯔은행 지분 14.61% 중 6.48%(4176만주), 수출입은행 지분 13.87% 중 7.62%(4913만주)입니다.
론스타 투기이익 문제
-외환은행 지분 65%~80%권한행사
-콜옵션 행사시 3천억이상 매각차익
-불평등 매각조건으로 헐값매각시비
-주가상승,외국계 이익극대화 결과
론스타가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가격은 11,000원을 기준으로 할때 약 7400원에 불과해 시가로 재매각할 경우 추가 이익은 약 3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그리고 금융지주회사처럼 상장폐지를 전제로 지분매입을 원하는 투자자가 있다면 드래그얼롱 권리를 행사해 80%가량의 지분을 넘길 수도 있습니다.
2, 3대주주가 론스타가 지분을 매각할 때 같은 조건으로 매각할 수 있는 방어장치(태그얼롱ㆍtag along)가 있지만 콜옵션 때문에 보유지분의 절반은 시세보다 낮게 팔아야 하기 때문에 적게는 외환은행 지분의 65%~80%를 론스타가 마음대로 팔 수 있다는 점에 헐값 매각 시비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에 따라 높은 가격에 지분이 매각된다 하더라도 이는 고스란히 외국계 투기펀드의 이익으로 남게되어 주가 상승이 결코 좋은 것 만이 아니라는 아이러니에 봉착하게 됩니다.
차희건기자 hgch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