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뉴타운이 세금폭탄을 피해갈 수 있는 수혜지역으로 급부상하는 등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 마련된 '8·31 부동산종합대책'이 역설적으로 새로운 수혜지역을 낳고 있다. 강북 뉴타운을 포함해 송파신도시 주변지역,규모가 확장되는 김포신도시·양주 옥정신도시,반사이익을 누릴 가능성이 있는 상가 등이 대표적이다. 이미 이들 지역의 집값과 땅값 조짐이 심상치 않다. 자칫하다간 강남 집값 잡으려다 강북 집값만 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올 정도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들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은 일부 투기꾼들에 의한 일시적 바람에 그칠 가능성이 큰 데다 정부 계획의 현실화 여부도 미지수인 만큼 '묻지마 투자'는 금물"이라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뉴타운 재개발지분 세금 그물망 벗어나 강북 뉴타운 지역의 재개발지분은 세금 그물망에서 벗어난 틈새 투자처로 급부상하고 있다. 재개발지역 내 다세대나 빌라의 대부분은 공시가격이 1억원을 밑돌아 1가구2주택 양도세 중과(50%)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대지지분이 작아 보유세 부담도 거의 없다. 게다가 정부가 뉴타운 지역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발빠른 투자자들은 벌써부터 뉴타운 지역 내 재개발 지분 매집에 나서고 있다. 한 시중은행 PB(프라이빗뱅커)는 "약 한 달 전부터 강남 부자들까지 뉴타운 지역 내 재개발 지분 투자를 시작했다"며 "세금부담이 없어 당분간 틈새 투자상품으로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재개발 지분의 가격도 급등세다. 최근 3차 뉴타운 후보지로 새로 지정된 북아현동 일대 10평 미만 재개발 지분값은 이번 주 들어 3000만원 정도 올랐다. 인근 911공인 김현수 사장은 "안 팔리던 매물들이 이번 주 들어 갑자기 15∼20% 오른 값에 소화됐다"며 "지금은 매물이 들어가서 사기도 힘들다"고 말했다. ◆다른 수혜지역도 들썩들썩 송파신도시 주변의 거여·마천동 일대 단독주택 및 빌라의 지분값은 불과 3일 사이에 평당 300만원 이상 급등했다. 평당 2500만원 선이던 10평 미만 지분값은 2800만원 선으로 뛰었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시작되면서 매매가 쉽지는 않지만 기대감으로 호가는 떨어지지 않고 있다. 신도시 규모 확대 가능성이 높아진 김포신도시 주변의 토지와 아파트값도 꿈틀댈 조짐이다. 인근 W공인 관계자는 "신도시 규모가 축소된 이후 아파트값이 많이 떨어졌다"며 "신도시 규모가 원래대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 집주인들이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고 전했다. 별다른 규제가 없는 상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재테크팀장은 "상가에 대한 부자들의 관심은 최근 3년 동안 계속됐다"며 "이번 대책을 계기로 상가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불확실성 높아 주의를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혜지역의 불확실성이 높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신도시 확대의 경우 정부는 김포 양주 등 4∼5개를 확대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어느 곳이 어떻게 확대될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 군부대 협조 등 변수도 많다. 뉴타운도 재원은 원칙적으로 자체적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점에서 개발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용적률 상향 조정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는 곳도 공영개발을 전제로 한 것이다. 공영개발 때엔 개발이익환수,브랜드 인지도 저하,품질저하,강제수용에 대한 반발 등의 문제가 있어 오히려 불리할 수 있다. 게다가 규제의 칼날은 언제든 이들 지역을 향할 수도 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