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은 물론 개인들의 초단기 자금운용처로 인기를 모아온 MMF(머니마켓펀드)에서 대규모 자금이탈이 일어날 조짐이다.
정부가 법인용 MMF에 대해 당일 환매는 물론 당일 가입을 못 하도록 법제화하면서 기업들이 여유자금 운용상 불편을 겪어야 하는 것은 물론 자칫하면 운용손실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자산운용업계는 이 같은 우려에 따라 MMF '익일 환매제'와 관련,정부에 건의문을 제출키로 하는 등 업계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9월 중 법인용 MMF 자금에 대해 '익일 환매제'를 도입키로 함에 따라 벌써부터 기업들의 자금이탈 움직임이 일고 있다.
실제 재정경제부가 이 같은 방침을 밝힌 지난달 23일 이후 31일까지 4조원 이상의 MMF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통상 기업들의 부가세 납부수요에 따른 월말 MMF 자금 환매분을 감안하더라도 정부 방침을 우려한 일부 자금이탈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달 말께 MMF 익일환매제 시행이 임박할 경우 추석 자금소요까지 더해져 대규모 자금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업계에서 심각하게 우려하는 점은 익일 환매보다도 익일 가입에 있다.
한 관계자는 "당일 환매를 못 하도록 하는 것은 개인들과 형평을 고려해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익일 가입은 별 실효성이 없는 과잉규제"라고 말했다.
그는 "가령 법인들이 오늘 MMF에 돈을 맡겼는데 내일자로 가입되면 하루치 이자를 못 받는 것은 물론 기업 회계처리상 불편한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형오 동양투신 채권본부장은 "익일 환매제가 시행될 경우 MMF보다 금리가 낮아 인기를 못 얻은 은행 MMDA(수시입출식예금)나 특정금전신탁으로 자금이 이동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자산운용협회는 업계의 이 같은 우려를 반영해 조만간 재경부에 익일 가입제 방침을 철회해달라는 요구를 담은 건의문을 제출할 예정이다.
정종태·이상열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