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목적의 대출수요는 완전히 실종됐다. 부동산만 고집해왔던 고객들도 이제 펀드투자 등으로 발길을 돌리는 분위기다." (이건홍 씨티은행 압구정골드지점장) "증여 목적으로 아파트담보대출을 받으려던 고객마저 대출을 보류할 정도로 주택대출이 꽁꽁 얼어붙고 있다." (홍승범 하나은행 매봉지점 PB팀장) 금융감독원의 '2단계 주택담보대출 리스크관리방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분당 등 고가아파트 밀집지역의 은행 지점들은 "이제 주택대출 영업은 끝이 났다"며 한숨을 짓고 있다. 주택대출의 세대별 규제,2건 초과분에 대한 상환 및 미성년자 대출 금지 등의 조치로 투기지역 내 주택담보대출 수요가 뚝 끊겼기 때문이다. ◆투기지역 담보대출 '올 스톱' 은행들은 지난 6월 말의 1단계 조치(동일인의 투기지역 담보대출 1건으로 제한) 이후 서서히 위축됐던 담보대출 영업이 이번 2단계 조치로 완전히 얼어붙었다고 설명한다. 그동안에는 가족명의로 아파트 투자를 하거나,지방의 토지를 매입하기 위한 대출 수요가 간간이 이어졌지만 이번 조치로 투자목적의 부동산담보 대출이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 압구정동 씨티은행의 이건홍 지점장은 "매물이 나오면 알려달라고 했던 고객들도 이제는 생각을 바꾸는 분위기"라면서 "5억~6억원 규모의 여유자금으로 토지나 부동산 투자를 저울질 해오던 한 여성고객은 펀드투자로 방향을 틀어 상담 중"이라고 전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인근에 위치한 하나은행 매봉지점 홍승범 PB팀장은 "미성년자인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기 위해 대출상담을 하던 고객이 보류하겠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담보대출 건수가 동일인에서 세대별로 확대된 데다 미성년자의 대출이 전면 금지된 탓이다. 국민은행 대치동 지점 관계자는 "세대별 규제에 따른 대출가능 여부를 타진하는 전화 문의가 가끔 올 뿐 대출창구는 파리가 날릴 정도로 한산해졌다"고 말했다. ◆펀드판매.신용대출로 돌파구 주택대출 영업이 급랭하자 은행들은 신용대출,소호대출에서 돌파구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김성엽 하나은행 분당 백궁지점장은 "투기지역 내 담보대출 영업은 앞으로 더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들은 또 이번 조치가 부유층의 재테크 전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프라이빗뱅킹(PB) 고객을 대상으로 한 투자설명회를 잇따라 준비 중이다. 국민은행은 2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200여명의 PB고객을 초청해 설명회를 갖는 등 오는 15일까지 전국 순회 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우리은행도 전국 PB센터별로 이 같은 투자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