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이 중국에 ODM 납품..엠피오, 하이얼 브랜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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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MP3플레이어 업체인 엠피오가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에 MP3플레이어를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방식으로 공급한다. 하이얼은 이를 계기로 MP3플레이어 시장에 진출한다.
엠피오는 1일 개발 및 생산을 담당하는 자회사 디지털웨이를 통해 하이얼에 MP3플레이어를 ODM 방식으로 공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디지털웨이는 계약에 따라 이달 중 1차로 2만4000대의 MP3플레이어를 선적한다고 덧붙였다.
하이얼에 공급할 제품은 플래시메모리 방식과 하드 방식의 MP3플레이어 5종과 3.5인치 액정화면의 휴대용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1종 등 6종이다. 이 제품들은 모두 '하이얼' 브랜드로 중국 내수 시장에서 판매된다.
이전에도 한국 중소 업체가 중국 유통 채널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MP3플레이어를 공급한 적은 있지만 엠피오나 하이얼처럼 각자 자체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해 있는 업체들이 제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엠피오 관계자는 "하이얼은 그동안 MP3플레이어 공급업체를 은밀히 물색해오다 디지털웨이를 선정했다"며 "이달 중순께는 내년도 제품 개발에 관해 협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TV 에어컨 등 대형 가전에서 '차이나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하이얼은 최근 노트북 시장 진출을 선언했고 MP3플레이어 시장에도 뛰어들기 위해 준비해왔다. 올해는 MP3플레이어를 중국에서만 판매하지만 내년엔 200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계 시장에 진출할 예정이다. 이번 제휴는 'MP3 종주국'인 한국의 1세대 기업으로 기술력을 가진 엠피오와 막강한 브랜드 파워 및 자본력을 지닌 하이얼의 이해 관계가 맞아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중국 MP3플레이어 시장은 지난해 420만대에서 올해 1000만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아이궈,자바,TCL 등 중국 업체들이 장악하고 있고 가격 경쟁력이나 브랜드 파워가 달리는 한국 업체들은 맥을 못추고 있다. 우중구 엠피오 사장은 "그동안 자체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공략했지만 앞으로는 하이얼의 브랜드 파워를 이용해 수익을 창출할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시장(세계 56개국)에선 여전히 '엠피오' 브랜드를 고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