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가격표에 놀란 가슴을 진정시켜 줄 알뜰쇼핑의 '명소'로 패션 아울렛 타운을 찾아가 보는 것은 어떨까.
각종 브랜드 할인매장이 모여 있는 아울렛 타운은 이월상품을 중심으로 최고 80% 싼 값에 내놓고 있다.
지갑은 얇지만 시장 브랜드는 사양하는 '지존파' 멋쟁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서울의 대표적 아울렛 거리인 송파구 문정동 로데오 거리와 금천구 가산동 금천패션타운(일명 가리봉로데오)을 꼼꼼히 비교해 보았다
◆'펼쳐 놓은 백화점' 문정동 로데오
8호선 문정역 1번 출구로 나오면 거대한 '카우보이' 조형물이 로데오거리에 왔음을 알려준다.
100여개 유명브랜드의 개별숍과 일부 멀티패션몰로 이뤄진 거리는 강남 특유의 정돈된 느낌을 준다.
카드 전표를 통해 파악되는 구매객들의 주소는 대부분 강남구,서초구,송파구 쪽이라는 게 매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할인·정상매장이 섞여 있는 금천타운과 달리 이곳은 전부 상설할인매장들만 들어서 있다.
제일모직,LG패션,FNC코오롱 아울렛을 비롯 백화점 입점 브랜드 대부분을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개별 로드숍에서 원하는 옷을 찾지 못했다면 '모즈''덤프' 등의 멀티 패션몰에 가면 쉽게 찾을 수 있다.
다만 빈폴,해지스 등 인기 브랜드는 이곳에서도 빨리 소진되기 때문에 원하는 사이즈가 없을 수 있다.
매장 직원들은 "백화점에서 빠진 상품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시기는 매주 목요일과 금요일"이라고 귀띔했다.
따라서 주말보다 하루 앞선 금요일에 방문하면 상품구색이 더 다양하다.
넉넉한 주차장을 갖춘 매장은 거의 없고,대신 갓길 공영주차장을 이용하면 10분당 200원에 차를 댈 수 있다.
오후 9시에서 9시30분이면 대부분 문을 닫는다.
◆'저렴하고 물량 풍부' 금천패션타운
1,7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구 가리봉역) 4번 출구로 나오면 눈앞에 '패션 신도시'가 펼쳐져 있다.
이 일대는 옛 구로공단지역으로 지금은 대형 아파트형 공장과 패션 아울렛단지로 탈바꿈 중이다.
수출의 다리 방향으로 150m만 걸어가면 본격적으로 할인매장들이 몰려 있는 아울렛 거리를 만날 수 있다.
문정동 로데오거리가 개별 로드숍으로 구성돼 있다면 이곳은 한 건물에 많은 브랜드 매장이 모여 있는 대형 패션몰 중심이다.
'마리오아울렛''원신아울렛' 등이 대표적이고 3일에는 지하철역 근처에 'SJ아울렛'도 새롭게 문을 연다.
패션 업체들의 물류센터가 인근에 몰려 있어 아무래도 물량이 풍부하다.
매장 직원들은 "잘 빠지는 물건은 10분 안에 채워놓는다"고 전했다.
할인폭도 문정동보다 10~20%포인트 더 크고,땡처리에 가까운 '균일가전'도 수시로 열린다.
산업단지5거리 방면으로는 리바이스,나이키,노튼 등의 정상매장도 적절히 섞여 있어 선택의 폭이 넓다.
다만 제일모직,LG패션 등 인기브랜드의 경우 매장도 작고 상품구색이 문정동에 비해 떨어진다.
이곳의 대형 패션몰들은 주차장은 넉넉하게 갖추고 있어 차 대기는 편하다.
구매액에 따라 3시간까지 무료주차 혜택을 준다.
문정동과 마찬가지로 갓길 공영주차장이 있지만 10분당 500원으로 조금 비싼 편.대부분 오후 9시면 영업이 끝난다.
◆알뜰쇼핑 요령
이들 아울렛 타운의 제품은 백화점 등에서 판매하고 남은 제품을 시즌이 끝나면 모았다가 불량품을 걸러낸 후 내놓은 것들이다.
따라서 유행이 지났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백화점 제품과 똑같고 하자도 없다.
다만 유행에 민감한 아이템들을 이곳에서 구입하면 '뒤처진다'는 느낌을 줄 수 있으므로 청바지나 기본 면티,남성정장류 등 웬만해선 유행을 타지 않는 베이식한 아이템 위주로 쇼핑에 나서는 것이 좋다.
개별 로드숍 위주인 문정동에 갈 때는 원하는 브랜드를 정하고 가는 것이 조금이라도 수고를 더는 길이고,다양한 제품을 보며 자유로운 쇼핑을 즐기고 싶다면 금천패션타운을 찾는 게 좋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