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선을 타고 흐르는 목소리만으로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여인.어릴 때부터 잠만 자면 꿈을 꾸었는데 다음날 바로 현실화되는 믿기 힘든 체험을 많이 했다. 신앙심 깊은 가문의 영향이 컸던 탓일까. 기도 중 흰 옷을 입고 지팡이를 든 곱슬머리 남자를 보고 예수라고 생각했다. 그지없이 평화로운 특이한 이미지였다. 성장한 후 공군 장교를 만나 결혼했으며 아이까지 낳았지만 꿈은 계속됐다. 평범한 전업 주부에서 남의 인생을 컨설팅해주는 직관 해석자로 변신하게 된 계기는 그야말로 순간적이었다. 집안 청소를 하던 어느날 갑자기 명상을 하게 됐고 부처를 만났으며 "당신은 지금 우리 세계로 들어왔습니다"라는 그의 말에 뒤통수를 얻어맞은 것처럼 큰 충격을 받았다. 그녀의 이름은 메리 조 맥케이브.1987년 연구소를 설립하고 어려운 문제에 봉착했거나 자신의 삶을 개선하려는 사람들에게 조언을 해오고 있다. 그리고 인생을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7가지 통찰력을 담은 '코코넛 깨뜨리기'(이왈수 옮김, 맥스미디어)라는 책을 펴냈다. '당신의 미래를 가로막는 건 바로 자신이다. 참된 자아를 발견하라,감정에 솔직하라,고난은 삶을 지켜주는 도구이다,자신을 속이지 마라,단점은 최고의 장점이다,삶의 목표에 힘을 실어라,결과를 평가하는 것은 참된 자신이다.' 나를 알고 변화시키고 발전시키는 도구.어찌 보면 평범한 조언 같지만 자신의 삶을 스스로 찾고 깨달을 수 있도록,또 인생을 이해하고 창조하며 발전하도록 도와주는 처방으로서 손색이 없다. 자신의 목소리를 어떻게 들을 수 있는지 개인의 특성에 맞춰 알려주는 키워드로서도 적절하다. 동남아 요리에서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다는 코코넛.이 과일의 생명수를 맛보기 위해 두꺼운 껍질을 깨는 작업은 소설 '데미안'의 주인공 싱클레어처럼 자신의 운명으로부터 도망치지 않고 내면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 그 자체다.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자신의 꿈을 찾아내려는 사람은 하나의 세계를 깨뜨려야 한다.' 191쪽. 8500원. 김홍조 편집위원 kiruk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