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주택 우선 순위자는 로또 당첨자(?)' 오는 11월 결혼 예정인 서울 마포의 박모씨(33)는 대출을 받아 집을 장만하기로 했던 계획을 접었다.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지만 무엇보다 조금만 더 기다려 무주택 우선 순위가 되기 위해서다. 요즘 건설업계에서는 '무주택 우선 순위가 되려는 사람들이 청약을 미뤄 분양시장이 더 침체될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부동산시장에서는 '8·31 대책'의 가장 큰 수혜자는 무주택 우선 순위자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 향후 세부 대책 마련 과정에서 무주택 우선 순위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청약 환경이 크게 바뀔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판교신도시는 물론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송파신도시 등에서 물량이 계속 쏟아질 예정이어서 우선 순위로 청약할 수 있는 기회가 크게 늘어난다. 당첨 확률이 일반 청약자에 비해 훨씬 높은 것은 물론이다. 이들 신도시에서 당첨만 되면 상당한 시세차익이 예상된다. 무주택 우선 순위자에게 배정되는 공공택지 내 전용면적 25.7평 이하 아파트에는 원가연동제가 적용돼 주변 시세보다 싸게 분양받을 수 있다. 다만 전매 제한 기간이 수도권은 10년으로 연장되지만 무주택자는 실수요자므로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김광석 유니에셋 팀장은 "집값이 계속 오를 때는 대출이나 전세를 끼고라도 집을 빨리 장만하려는 무주택자가 많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며 "무주택 우선 메리트를 활용하려는 실수요자들이 크게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