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유행했던 '사오정 시리즈'의 주인공 사오정은 여간 엉뚱한 게 아니다. 쉬운 말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고 전혀 다른 대답을 하고는 한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기 편한대로 듣고 왜곡해 행동하는 모습이 뜻밖의 폭소를 자아낸다. 사실 서유기에 나오는 사오정도 '어리석음'을 의미한다고 한다. '인간관계의 법칙 22가지'(사진 지음,김택규 옮김,일빛)속의 사오정은 사오정시리즈의 주인공이 아니다. 앞뒤가 꽉 막힌 사오정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엄격하고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좋아하도록 만들었던 인간관계의 고수로 부활한다. 저자는 우선 '서유기'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의 행위를 분석한다. 그리고 사오정의 편에 서서 오늘을 사는 직장인들이 인간관계의 전범으로 삼아야 할 모범사례를 정리,22가지의 '천규'(天規)로 제시한다. '스스로에게 엄격함으로써 인격을 완성하라''말을 잘해야 일도 잘 할 수 있다''망설이지 말고 과감하게 중책을 맡아라''상사가 믿고 맡길 수 있는 심복이 되어라''성실과 신의는 사람됨의 근본이다' 등 저자가 제시하는 인간관계 규범과 행동원칙은 '사오정''오륙도'시대를 사는 평범한 직장인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저자가 뽑아낸 각각의 원칙에 부합되는 여러가지 재미있는 사례도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316쪽 1만원.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