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해상화재보험이 톡톡 튀는 자산운용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대해상이 최근 손해보험업계 최초로 헤지펀드 투자에 나선 것을 비롯해 사모펀드(PEF) 선박펀드 등 이른바 대안 펀드에 대한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헤지펀드나 일부 사모펀드의 경우 해외 조세회피지역에 거점을 둔 이른바 역외펀드를 통해 투자,눈길을 끌고 있다. 현대해상은 2일 조세회피지역인 케이맨군도 소재 글로벌스타코리아펀드에 5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해외에 거점을 두고 국내 기업들에 투자하는 역외 사모펀드로 지난 2월 설립됐으며 일신창업투자와 호주계 맥쿼리은행이 공동으로 운용하고 있다. 현대해상은 앞서 지난 7월 말에는 케이맨군도 소재 헤지펀드로 벨기에 KBC은행이 운용하는 KBC알파펀드에 111억원을 투자했다. 요즘 잇따라 등장하고 있는 국내 PEF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지난달 변양호 전 재정경제부 금융정보분석원장이 이끄는 5000억원 규모의 보고사모투자전문회사에 200억원의 자금을 대기로 한 데 이어 KTB자산운용의 KTB사모투자전문회사에도 7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PEF는 그동안 은행이나 증권사 생명보험사 등이 주로 참여했으며 손보사가 투자에 나선 것은 이례적이다. 현대해상은 또 최근 동북아10~14호 선박투자회사와 아시아퍼시픽10~13호 선박투자회사 등 모두 9개 선박펀드에 약 71억원을 투자,이들 선박펀드의 지분을 각각 5% 이상 확보했다. 현대해상은 이 밖에 부동산펀드나 리츠(부동산투자 전문회사)에도 상당액을 넣어두고 있다. 현대해상은 이에 대해 '포트폴리오(투자 대상) 분산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재경 현대해상 재무기획부 차장은 "채권이나 주식 등 전통적인 투자 수단 외에 투자처를 다변화함으로써 위험을 분산하고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목표 수익률은 역외 사모펀드나 국내 PEF가 연 20%,선박펀드는 연 6%,헤지펀드는 연 8%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투자기간은 투자 대상에 따라 짧게는 1년,길게는 10년 이상에 달하기도 한다. 최근 저금리로 운용자산을 굴려 얻는 투자영업 이익이 줄어들고 있는 것도 현대해상이 대안 투자에 나선 속사정으로 풀이된다. 최종원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손보사는 자산의 대부분을 채권에 투자하고 있는데 최근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운용수익률이 떨어지고 있다"며 "새로운 투자 수단을 찾을 필요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다만 현대해상이 대안 투자를 무작정 늘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해상 이 차장은 "손보사의 운용자산은 고객 돈이기 때문에 무엇보다 안정성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며 "최근 대안 투자를 늘리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전체 운용자산(4조8000억원 이상)에 비하면 3% 안팎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