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대한 피해를 가져온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 미시시피강과 폰차트레인 호수의 제방 시설,배수 시스템에 문제가 있다는 경고가 수 차례 있었지만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아 결국 카트리나가 미국 역사상 최대 재난으로 발전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뉴올리언스 침수의 직접적 계기가 된 폰차트레인 호수의 제방은 3급 수준의 허리케인에 견딜 수 있도록 설계돼 5급이었던 카트리나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는 제방 보수 관련 예산만 제때 지원됐다면 카트리나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뉴올리언스 제방을 30년간 관리해온 알프레드 나오미는 "어느 해보다 강력한 허리케인이 올 것이란 예보가 이어졌지만 올해 제방 관련 예산이 7100만달러 삭감되는 바람에 둑을 보수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클린턴 전 대통령 보좌관을 지낸 시드니 블루멘털은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기고한 글에서 "미 연방비상관리청이 뉴올리언스 지역에 강력한 허리케인이 밀어닥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이미 2001년에 냈었는데도 연방정부나 주정부가 적절히 대처하지 않아 재난을 자초했다"고 비판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