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스페셜 럭셔리존] 나만의 '파티웨딩'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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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분한 결혼식은 노(No),'파티 웨딩'이 뜬다.
지난 주말 서울 신라호텔 연회장,신랑 입장 순서가 되자 드러머의 시작 '사인'과 함께 엇박자의 경쾌한 재즈가 연주됐다.
5인조 밴드가 익숙한 솜씨로 만들어 내고 있는 곡은 멘델스존의 결혼행진곡.뜻밖의 음악에 술렁이던 하객들은 어린이마냥 신기해 하면서 곧 표정이 밝아졌다.
"틀에 박힌 결혼은 절대 안 한다"는 주인공 김경식씨(31·가명) 부부는 이날 친지들에게 자신들을 톡톡히 알리는 효과를 얻었다.
감각적 개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자신만의 '컨셉트'를 담은 '파티 웨딩'이 확산되고 있다.
무겁고 의례적인 결혼식 대신 하객을 즐겁게 해주며 자신들을 알리는 결혼식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리허설 문화가 정착됐을 정도로 결혼식에 '흥행성'이 중요한 고려 사항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혼부부의 성장 과정을 담은 영상물을 보여주는 건 '올드 패션'이 됐을 정도로 유행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재즈 연주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댄스파티를 마련하는 결혼식도 등장했다.
왈츠풍의 연주에 맞춰 아버지와 함께 '퍼스트 댄스(first dance)'를 추는 걸 꿈꿔왔던 노희영씨(29·가명).그녀는 지난 주말 꿈을 현실로 만들었다.
1부가 끝난 후 '댄스 플로어'가 설치되자 웨딩드레스 대신 분홍색 이브닝드레스를 입고 아버지와 함께 댄스파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하객들은 수십개의 머리핀으로 고정한 '세팅 머리' 대신 길게 내린 머리에 생화로 만든 화관을 쓴 그녀를 축하해 주었다.
파티 웨딩이 인기를 끌자 최근 전문 예식장도 등장했다.
지난 3월 하우스 웨딩을 국내 처음 도입한 청담동 소재 '마리진'의 박승호 팀장은 "저택으로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면서 여유로운 결혼식을 하는 서구식 웨딩을 그대로 따온 게 하우스 웨딩"이라며 "일본에서는 이 같은 하우스 웨딩이 전체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신라호텔 이애리 차장은 "유학 배낭여행 이민 등 해외 경험을 한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나타난 신풍속도"라며 "'50+50 결혼식'이라고 일컬을 정도로 하객들 숫자가 100명 이하인 결혼식도 꽤 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비용에 대한 부담도 많이 줄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하우스웨딩 업체인 평창동 '아트브라이덜'의 경우 하객을 100명 이하로 제한하고 식단가 3만원(파티 비용 포함할 경우 5만원선)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마리진은 하객이 200명 정도 올 경우 대략 1000만원 정도 비용이 들어간다고 밝혔다.
호텔 웨딩은 일반적으로 모든 경비를 포함해 100명 기준으로 하객 1인당 14만∼15만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이애리 차장은 "일본에서는 '채플(chapel·예배당) 웨딩'이 인기인데 이 때문에 호텔들이 가짜 예배당까지 짓고 있다"며 외국에서도 조용한 분위기의 개성있는 결혼식을 꿈꾸는 커플이 많다"고 전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