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세계 자동차업계의 주요 이슈 가운데 하나는 현대·기아자동차의 놀라운 '변신'이다. "몇 년 전만 해도 미국 토크쇼의 웃음거리였던 현대자동차가 정몽구 회장의 '품질경영' 선언 이후 전 세계 자동차업계를 긴장시키는 위치로 변했다"(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 6월27일자)는 이유에서다. 이처럼 현대·기아차가 단시일내에 세계 자동차업계의 '새로운 강자'가 되는데 현대모비스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제작하는 대부분 자동차의 기본 뼈대인 모듈을 생산해 납품하는 업체이자,애프터서비스(AS) 부품도 도맡아 생산 관리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그동안 품질과 관련한 다양한 국제인증을 획득했다. 2002년 국내 최초로 에어백 분야에서 'ISO·TS16949?2002'를 획득한 것을 시작으로 운전석모듈과 섀시모듈,ABS시스템,애프터서비스 부문 등에서 'ISO 9000?2000' 인증을 받았다. 내부 품질 감사뿐 아니라 협력업체에 대해서도 시행하고 있는 까다로운 품질 검사가 한몫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현대모비스는 다양한 교육을 통해 품질 전문가를 양성하는데도 열심이다. 결국 제품 품질은 이를 다루는 사람의 머리와 손끝에 달려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현대모비스 임직원과 국내 협력사,해외 현지공장 임직원 등 모두 6200여명이 관련 교육을 이수했다. 현대모비스는 이밖에 설계품질 부품품질 제조품질 물류품질 등을 향상시키기 위해 다양한 품질 경영시스템을 시행하고 있다. 아울러 글로벌 거점간 생산·판매·물류를 최적화하기 위한 '경영정보 관리' 시스템도 운영하고 있다. 이 같은 현대모비스의 품질경영은 실적에 그대로 드러난다. 현대모비스의 지난해 매출은 6조4360억원으로 전년 대비 21.3%나 증가했다. 또 당기순이익 역시 7520억원을 기록,26.3%나 늘어났다. 올해 매출은 작년보다 10% 늘어난 7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의 목표는 오는 2010년까지 전세계 자동차부품 전문업체를 통틀어 톱10에 입성하는 것.이를 위해 현대모비스는 올해까지 독자적인 품질경영시스템 도입을 완료키로 했다. 구체적으로 원가절감 체계를 확립하고,설계·제조부문 등으로 6시그마를 확대 추진키로 했다. 또 지난 6월 준공한 국내 최대 자동차 부품 물류센터인 아산물류센터를 준공한 것을 계기로 글로벌 물류시스템 구축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아산 물류센터는 수출 물류와 국내 물류를 통합한 최초의 물류센터이자,RFID(무선주파수 인식)와 '디지털 피킹 시스템' 등 최첨단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신개념 물류센터다. 현대모비스는 이와 함께 중국과 미국 모듈공장 등에 도입한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을 국내외 전 사업으로 확대 도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현대모비스는 올해까지 구축한 시스템을 기반으로 내년부터 2008년까지 품질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데 주력키로 했다. 올해까지가 '도약기'였다면 2006년부터 2008년까지는 '성장기'로 만들겠다는 것.이어 '완성기'인 2010년에는 세계 최고 경쟁력을 갖춘 제품을 만든다는 게 현대모비스의 구상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최고의 기업으로 우뚝 서기 위해서는 제품 품질을 경쟁자들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높이는 게 관건"이라며 "최근 회사의 BI(브랜드 아이덴티티)로 설정한 'Reliable and Innovative(신뢰와 혁신)'에 걸맞은 기업이 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