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공간에 생명을 담아낸다 .. 회퍼 국내 첫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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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갖고 있는 칸디다 회퍼(61)는 독일 현대사진예술을 대표하는 여성작가다.
2003년 베니스비엔날레 독일관 대표로 참가했고 지난해 가나아트센터에서 열린 포토페스티벌을 통해 국내에서도 잘 알려져 있다.
'Radcliff Camera Oxford''Palais Garnier Paris' 등 2003년부터 올해까지 촬영한 최근작 20여 점이 출품됐다.
회퍼는 공공도서관과 오페라극장,궁궐,박물관 등 공적 건축물의 내부공간만 30년 이상 찍어왔다.
웅장하고 화려한 건축물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인간 활동이 이뤄지는 공간이지만 하나같이 인간은 등장하지 않는다.
인물이 부재한 그의 사진 속 공간들은 어딘가 모르게 부자연스런 느낌을 주면서 한번쯤 본듯한 건축사진같은 느낌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내한한 작가는 "어떤 측면에서는 조용하고 죽어 있는 공간같지만 달리 보면 인간 활동이 담겨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한다.
즉 인간과 공간의 관계를 객관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건축물 내부에서 인간을 의도적으로 빼버린 것이다.
'Palais Garnier Paris'의 경우 객석과 무대가 모두 텅비어 있는 극장이 등장하는데 그 텅비어 있는 공간 자체가 배우가 되는 것이다.
인간이 없는 공간속에서 인간의 존재와 역할을 다시 한번 생각하게끔 유도하고 있는 셈이다.
회퍼는 광각 렌즈를 이용해 가능한 넓은 공간을 화면에 담는데 인위적인 손질을 가하지도 않고 플래시도 사용하지 않는다.
대중에게 공개된 열린 공공장소의 느낌을 전하기 위해 정면 구도나 대각선 구도로 즐겨 사용한다.
작가의 또 다른 특징은 화면 가장자리에 사물 일부분이 잘려나갔는데 관찰자가 사진속 장소 어디엔가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30일까지.(02)735-8449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