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외국인거래 30~40%가 헤지펀드...'핵 펀치' 될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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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사 5% 이상 보유 외국인 4분의 1이 헤지펀드.' 헤지펀드는 국내 증시에서 코스닥뿐 아니라 거래소 시장에서도 상당수 종목을 사고 팔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
특히 증시가 방향을 잃고 급등락할 때는 헤지펀드가 외국인 매매를 주도하며 시장 변동폭을 키운다.
지난달 1조원에 달하는 외국인 순매도의 상당 부분도 헤지펀드라는 게 증권업계의 추정이다.
헤지펀드 운용에 참여했던 한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은 최근 국내에서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에다 원화가치 상승분(환차익)까지 감안해 단기간에 이머징 마켓 내 최고 수익률을 올렸다"며 "일부는 최근 조정장을 틈타 빠져나가고 싶은 욕구를 느끼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 헤지펀드 자금의 유출입 속도가 빨라져 국내 증시에서 헤지펀드가 외국인 매매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0∼40%에 달한다"고 추산했다.
◆급증하는 헤지펀드 유입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에 새로 유입되는 외국계 펀드 중 상당 부분이 헤지펀드 자금으로 추정된다. 지난 7월의 경우 금감원에 신규 등록한 외국계 펀드 161명(개인 포함) 중 케이맨제도 룩셈부르크 등 헤지펀드 본거지로 알려진 곳에서만 23개가 들어왔다. 미국 영국 등에서 유입된 외국인 자금도 상당 부분 헤지펀드 성향이 강하다. 투신사에서 해외 펀드를 운용하는 한 관계자는 "최근 들어 일본에서 헤지펀드 자금이 상당 규모로 유입되고 있는 것도 새로운 추세"라며 "국내에서 코스모투자자문을 인수한 일본 스팍스그룹이 대표적인 헤지펀드"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분석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현재 국내 거래소 상장사 주식을 5% 이상 보유한 외국계 펀드 201개 중 4분의 1이 넘는 52개가 헤지펀드로 추정된다. 단일 외국인이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상장사 390개 가운데 헤지펀드 자금이 유입된 곳도 96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어떻게 투자하나
국내 외국인 자금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뮤추얼펀드와 달리 핫머니성 헤지펀드들은 주로 단기 차익을 노린다. 특히 국내에 유입된 헤지펀드들은 전통적인 헤지펀드보다도 훨씬 투기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찬석 삼성투신 해외투자팀장은 "원래 헤지펀드는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미리 헤지해 상승장은 물론 하락장에서도 절대 수익을 내는 게 목표"라며 "오를 종목은 사고 내릴 종목은 빌려 파는 '롱숏 전략'이 전통적 매매기법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나 "국내에 들어온 헤지펀드들은 대부분 롱숏 전략보다는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이용한 '치고빠지기식' 매매를 통해 단기 고수익을 거두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관계자는 "헤지펀드들은 주식 시장이 좋지 않아도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면 환차익을 노리고 들어오기도 한다"고 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