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뿐 아니라 세계 주요국 증시에서도 헤지펀드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헤지펀드 규모가 급증하면서 세계 전체 투자자산 중 헤지펀드의 비중이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4일 미국 헤지펀드 자문회사인 VAN헤지펀드어드바이저에 따르면 세계 헤지펀드의 자산 규모는 매년 평균 24%씩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현재 1조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해부터 헤지펀드로의 신규 자금 유입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헤지펀드 규모는 향후 10년 안에 6배로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헤지펀드 규모가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무엇보다 수익률에서 기존 전통적인 자산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이다. 미국 증시 내에서도 S&P500 지수가 2000년 이후 3년간 -43.8%의 손실을 기록한 사이 헤지펀드는 2.1%의 수익률을 남겼다. 이남우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세계 주요국 증시가 2000년 이후 평균적으로 제자리 수준을 보이면서 기존 뮤추얼 펀드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으나 헤지펀드들은 다양한 투자 기법을 동원해 시장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때문에 기존 주식 투자에서 손실을 본 미국 연기금까지 헤지펀드에 돈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미국 내 각종 재단의 60%,연기금의 20%가 헤지펀드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찬석 삼성투신 해외투자팀장은 "헤지펀드 시장이 커지자 지난해에는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좋지 않았다"며 "올 들어서는 세계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다시 회복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들어선 헤지펀드들의 움직임이 대거 이머징 마켓으로 향하고 있다"며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더 이상 고수익을 거두기 힘들어진 헤지펀드들이 이머징 마켓 중에서도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를 최고의 매력적인 시장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전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